하루 새 세계 시총 17兆 증발
규제 강화·공급 증가 영향
[ 강경민 기자 ]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20일 50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10% 이상 하락한 코인당 530만원대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올 들어 처음으로 600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연초 2500만원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까지 하락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도 전날 대비 10% 이상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폭락은 국내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세계 4대 가상화폐거래소 시세 평균을 산출하는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0% 이상 하락한 4650달러(약 523만원)에 거래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4000달러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이날 하루 동안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50억달러(약 17조원)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가 폭락한 것은 각국의 규제와 공급 증가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가상화폐 시장에 신규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도입했다. 또 비트코인캐시가 지난 15일 하드포크(체인분리)를 한 것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하드포크는 기존 블록체인의 기능 개선을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분리되는 방식을 뜻한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된 가상화폐인데, 여기서 또 다른 가상화폐(비트코인캐시SV)가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 CNBC방송은 비트코인에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3500달러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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