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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 경기대 총장 kik@kgu.ac.kr >


“저는 ‘주라벡’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6개월 살았어요. 한국은 재미있지만 한국어를 아직 잘 못하니까 한국에서 살기가 조금 어려워요. 저는 무슬림 사람이니까 돼지고기를 못 먹는데 한국 음식에는 모두 돼지고기가 있어요. 먹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갈비탕을 좋아해요.”

지난 5월17일 경기대에서 열린 ‘외국인학생 한국어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우즈베키스탄 학생의 말이다. 다소 어눌하지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해 청중에게 박수를 많이 받았다. 올해 스무 살인 이 학생은 9월 경기대에서 한국어를 배운 지 10개월 만에 경기대 국제교육원에서 평가하는 한국어 수준 2급을 받았다. 내년 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려는 학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험이 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한국어능력시험이다.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재외동포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대학은 물론 해외 70여 개국 200여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기초 1급부터 최고위급 6급까지 6단계로 3급 이상 돼야 외국인 학생으로서 국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미국으로 유학 가려면 필요로 하는 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처럼 한국에 오려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성적이다.

한류와 더불어 한국어를 배우려는 지구촌 젊은이들에게 TOPIK 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세계 곳곳에서 24만 명 이상이 TOPIK 시험에 응시해 17만 명 이상이 합격했다. 그만큼 한국 대학으로 오는 해외유학생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14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대에도 1300여 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이다. 그중 중국과 베트남 학생이 각각 5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몽골과 카메룬,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으로 오는 해외유학생 전체의 절반이 중국 유학생이라는 것이다. 중국 유학생은 7만 명에 이르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 뜨거운 감자였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논쟁과 한한령(限韓令)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요즘 대학 캠퍼스를 돌아보면 외국인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으로 과거와는 다른 국제화 시대 ‘GLOBAL KOREA’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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