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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풍선효과'도 시들…집값 조정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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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규제지역 아파트값 '주춤'

'9·13대책' 이후 투자자 몰려
이달 들어 거래 줄고 변화 기류
고양·구리·용인 상승폭 절반 '뚝'

"경기침체·금리인상 등 악재
당분간 수도권 조정 가능성"



[ 양길성 기자 ]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풍선효과’를 누리던 비(非)규제지역 부동산 시장이 두 달 만에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번주 경기 고양 구리 용인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주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많다 보니 단순히 규제받지 않는다는 재료만으로 계속 오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 ‘주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크게 줄었다. 이번주 구리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7%에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주(1.02%)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셋째주(0.33%)와 넷째주(0.29%) 급등했던 곳이다.

고양시 덕양구 상승률(0.33%)도 전주(0.42%)보다 낮아졌다.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는 이번주 0.12%와 0.19%씩 오르는 데 그쳤다. 전주 대비 상승률이 각각 0.17%포인트와 0.18%포인트 줄었다. 수원시 팔달구 상승률은 같은 기간 0.25%에서 0.19%로 감소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주까지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여름 서울과 준서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못 오른 데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구 등 규제지역을 피해 투자자들이 몰려서다. 지난달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 아파트값은 각각 1.5%와 1.65% 올랐다. 고양시 덕양구는 같은 기간 1.54% 상승했다. 서울(0.58%), 경기(0.5%)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도 집값을 올리는 요인이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단지도 속출했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7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며 최고가를 썼다.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삼송2차 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청약시장도 뜨거웠다. 지난 9일 의정부 ‘탑석센트럴자이’엔 480가구 모집에 2만23명이 몰려 의정부 역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평균 41.71 대 1)이 나왔다. 현지에 살지 않으면서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이들도 많았다. 지난달 외지인이 구입한 경기도 아파트는 모두 6383가구로, 2006년 12월(7896가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정 국면 길어질 것”

일선 중개업소들은 풍선효과가 이달부터 주춤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S공인 관계자는 “판교, 광교 등 주변 지역에 비해 집값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지난달 초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투자 수요가 모였다”며 “하지만 이달 들어선 1주일에 한두 건 거래되는 데 그치고, 전용 84㎡ 호가도 최고가 대비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고 전했다.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N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2주에 한 건이 거래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냉랭하다”며 “GTX 등 호재가 있어 집주인은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고, 매수자는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천시 소사본동 P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까지 전용 84㎡ 기준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2억원 미만이라 갭투자자가 대거 몰렸으나 이달 들어선 잠잠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 조정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풍선효과는 시장의 힘이 강할 때 발생하나 일시적인 현상인 게 특징”이라며 “정부 규제로 돈을 빌려서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부동산 시장도 당분간 활기를 띠긴 힘들다”며 “정부 규제도 강력해 최소 1년 정도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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