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前 '영혼의…' 공연에 감동
장애인 합창단·미술대회 후원 나서
"장애인 활동 보며 희망·용기 얻어
능력 발휘하도록 여건 마련해야"
[ 양병훈 기자 ] “장애인이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딛고 예술활동을 하니까 사회가 이렇게 밝아지잖아요. 비장애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일이죠.”
이종호 JW중외학술복지재단 이사장(JW중외제약 명예회장·사진)은 2011년부터 매년 ‘장애인 미술 대회’를 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5일 서울 서초동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열린 ‘2018 JW아트 어워즈:꿈을 그리다’ 시상식장에서다. 올해 대회에는 총 299개 작품이 접수됐다. 두 차례 심사를 거쳐 모두 8명에게 총 1600만원의 상금을 줬다.이 이사장은 고(故) 이기석 JW중외제약 창업주의 장남이다. 1972년부터 JW중외제약을 이끌었고, 2015년부터 명예회장을 맡았다. 재단 이사장은 2011년부터 해왔다. 그는 “장애인은 아무 잘못도 없이 불편한 몸을 갖게 돼 다른 사람에 비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산다”며 “사회가 우선적으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의 활동을 통해 비장애인도 깨달음을 얻고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이사장의 이런 소신에 따라 JW중외학술복지재단은 2003년부터 장애인의 예술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해왔다. 당시 이 이사장이 대한간호협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장에서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이 계기였다. 그는 큰 감명을 받아 이 합창단과 후원 협약을 맺고 지금껏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관현맹인전통예술단과 후원 협약을 맺었다.
이 이사장은 “JW중외제약이 의약품으로 세상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장애인은 문화활동을 통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며 “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이 오랫동안 장애인 예술활동을 후원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뭘까. 그는 ‘영혼의 소리로’와 함께 200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합창대회에 참가한 일을 꼽았다. 그는 “유럽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한참 동안 기립박수를 쳤다”며 “박수 소리가 너무 커서 놀랐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올해 미술대회 수상작은 오는 19일까지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전시한다. 대상은 조영배 씨(자폐성 장애 2급)의 ‘크레인1’, 최우수상은 강선아 씨(자폐성 장애 1급)의 ‘뜨개질하는 강선아’에 돌아갔다. 심재진 심사위원장은 “작품에 순수한 꿈과 열정이 담겨 있고 수준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다”고 총평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도 장애인 예술활동 지원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미술, 음악뿐 아니라 다른 예술분야로도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