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급증에 삼바 이슈 여파
지난달 지수 21% 하락 '공포'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낙폭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뚝뚝
[ 최만수 기자 ] 코스닥시장의 하루 변동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폭락한 뒤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개인투자자 이외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코스닥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도 급증하는 추세다. 연초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원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15일 9.81포인트(1.46%) 상승한 681.37에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달 말 기록했던 연저점(617.00)보다 10%가량 회복했지만 불안심리는 가시지 않고 있다. 장중 급변동 장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날도 장중 0.73% 하락하다가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하루 변동폭만 2%가 넘는다.
지난달 벌어진 투매 공포도 여전하다. 지난달 코스닥지수는 21.1%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투매 양상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1월29일 기록한 연고점(927.05)에 비하면 26.5% 떨어져 있다.
수급적으로 개인투자자를 받쳐줄 매수 주체가 없다. 증시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2172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민연금이 지난달 안효준 신임 기금운용본부장(CIO) 취임 후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 비중을 줄이고, 배당률이 높은 유가증권시장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시장 주도주인 바이오주도 한풀 꺾였다.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정지되면서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시가총액 1~20위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주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코스닥시장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개인이 지난달 이후 가장 많이 사들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 기간 32.1%(14일 기준) 떨어졌다. 신라젠(-32.5%), 에이치엘비(-30.9%) 등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낙폭이 유독 컸다.
지난 4월 선보인 코스닥벤처 공모펀드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사모펀드를 제외한 11개 공모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평균 -10.08%다. 개인투자자가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믿고 투자했다가 원금이 반토막 났다” 등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것이 85개에 달했다. 2017년 4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가 도입된 이후 월간 기준 최대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지정종목(29개)의 거의 세 배에 달했다. GS홈쇼핑, 원익QnC, JYP,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연우 등은 한 달 새 두 번 이상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본부장은 “기관 수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공매도 세력이 안심하고 마음껏 공매도할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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