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640만원대까지 급락
美 거래소서도 연중 최저치
'큰손'이 대량으로 매도한 듯
[ 강경민 기자 ] 수개월간 안정세를 지속해온 가상화폐 가격이 15일 일제히 급락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기준으로 지난 14일 코인당 720만원대에서 15일 한때 10%가량 떨어진 64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15일 0시를 기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오전 한때 670만원대까지 반등했지만 오후 4시엔 655만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600만원대로 떨어진 건 올 6월 말 이후 5개월 만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광풍이 본격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폭락하면서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도 전날 대비 10% 이상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폭락은 국내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미국 달러로 거래되는 세계 4대 거래소 시세 평균을 산출하는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이날 전날 대비 9% 하락한 5640달러(약 635만원)에 거래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5000달러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후 처음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이날 하루 동안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50억달러(약 17조원) 증발해 시총 규모는 850억달러대로 주저앉았다고 밝혔다. 올초 시총 규모와 비교하면 70% 이상 감소했다.
가상화폐가 일시 폭락한 원인과 관련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0시부터 가격이 하락하자 일부 ‘큰손’이 한꺼번에 비트코인을 대량 매도하면서 투자자들이 잇따라 탈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가상화폐를 만드는 ‘하드포크(hard fork)’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했다는 해석도 있다. 미 CNBC 방송은 “하드포크를 앞둔 비트코인캐시의 불확실성이 시장 불안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애플과 금융주 약세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한 뉴욕증시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세계 각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로 신규 자금 유입이 크게 줄어든 데다 향후 마땅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올초 가격대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관측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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