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소집일인 14일 유통업계가 수험생을 겨냥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능을 눈앞에 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자극해 판촉 경쟁을 벌이는 것이 수능 전 마케팅의 특징이다.
본아이에프의 본죽&비빔밥 카페는 수능 예비소집일인 이날까지 전국 120여개 매장에서 개인 보온 도시락을 갖고 예약 시간에 매장을 방문하면 '수능 죽 도시락'을 받을 수 있는 사전 예약제를 실시한다.
특히 이 회사의 '불낙(불고기·낙지)죽'은 시험에 떨어지지 말라는 불낙(不落) 마케팅에 힘입어 지난해 수능 예비소집일에만 평소보다 6배 많은 2만 그릇이 판매됐다.
불낙죽이 수능 날 인기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이름이다. 불낙죽엔 '아니 불(不)', '떨어질 낙(落)'자가 사용돼 '절대 시험에 떨어지지 않는 죽'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합격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는 것은 물론 영양도 높아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불낙죽은 2010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연 '제1회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탄생했다. 당시 대학생이던 소비자가 수험생과 공무원 시험준비생 등을 위해 '불낙(不落)죽'이라는 메뉴를 만들어 응모해 대상을 받았다. 본죽은 그해 9월부터 불낙죽 판매에 들어갔다. 출시 직후 불낙죽은 1주일 만에 1만그릇가량이 팔렸다.
수능 전 마케팅은 이처럼 대부분 합격을 기원하는 미신적 성격이 강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점포 식품관에서 수능과 수시 시즌을 맞아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대봉시, 단감, 감말랭이 등 감 관련 상품 할인전을 연다. '감을 잡아' 수험생활에서 좋은 성적을 내라는 의미다.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토양, 바다의 해풍으로 과색이 좋고 당도가 높은 고창 대봉시는 4입에 1만원, 유명 생산지인 진주의 산간 지역에서 재배하 당도가 높고 식감이 아삭한 '부유 단감'은 4입 7000원에 판다. 고온과 저온 숙성 과정을 거쳐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뛰어난 '감말랭이'는 9500원이다.
편의점 CU는 수능 당일인 15일까지 '예감적중 할인 쿠폰'을 5000장 한정 증정한다. CU의 모바일 앱 '포켓CU'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쿠폰을 제시할 경우 ‘모찌모찌롤’ 2종을 1000원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제품 포장에는 정답을 잘 맞히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뚜레쥬르는 수험생 응원 메시지를 담은 수능 시즌 제품 70종을 출시했다. '니가 아는 문제만 떡하니', '럭키 오키도키' 등 응원 메시지를 센스 있는 그래픽으로 디자인하고 선명한 색감의 패키지를 활용했다.
파리바게뜨도 수험생의 합격을 응원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수능선물 40여종을 출시했다. 프랑스 작가 '에디스 꺄홍'과의 협업을 통해 위트있는 일러스트에 따뜻한 응원 문구들을 더했다. 대표 제품인 '합격을부탁해'는 찹쌀떡·쿠키·너츠·초콜릿볼에 핫팩을 담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은 15일까지 수험생 응원메시지를 남기는 이들을 대상으로 영화예매권을 증정한다. 당첨자는 16일 발표돼 수능 이후 영화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벤트 응모 방법은 bhc치킨의 'BSR' 블로그와 페이스북 이벤트 게시글에 수험생에게 응원의 댓글을 남기면 된다.
패션업계에서도 수능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블랙야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능 척척 해시태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달 18일까지 블랙야크 제품 착용 인증샷과 함께 필수 해시태그를 함께 업로드한 게시물을 블랙야크 전국 매장에서 보여주면 구매 금액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휠라도 18일까지 15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한 수험생에게는 '휠라 넥워머·비니 기프트세트'를 증정한다. 수험표를 제시해 수능 응시자임을 인증하면 매장에서 즉시 선물을 제공한다.
준오헤어는 수험표를 지참하고 방문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전 품목(일부 서비스 제외)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생 본인뿐 아니라 동행 가족 및 지인에게도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해 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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