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복귀와 함께 지각변동 일으켜
새 브랜드 전략 ‘안전’ 강조
신형 티구안 단숨에 수입 베스트셀링카로
2016년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폭스바겐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타석에 들어선 지 반년 만에 ‘월 판매 순위 2위’라는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판매가 중단됐던 기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뒤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박창우 폭스바겐코리아 세일즈 총괄(상무)은 13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영업조직을 유지하는 데 많은 시간적, 경제적 노력을 쏟아 부었다”며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넘어 ‘안전성’을 인정 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아 왔다. 합리적 가격과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주행 성능까지 갖춰 입소문을 탔다. 티구안과 파사트, CC 등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해치백(뒷문이 위로 열리는 5도어 차량) 골프, 폴로 등을 앞세워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특히 가성비 뿐 아니라 실용적이었기 때문에 차량이 잘 팔렸다는 게 박 상무의 생각이다.
그는 “그러나 배출가스 조작 사태를 겪은 뒤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다”며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박 상무는 “수많은 검토 끝에 운전자와 탑승객의 안전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더불어 차량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세심히 관리하고,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등 내실 강화에 힘쏟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안전성을 강조한 전략은 적중했다. 특히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티구안’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판매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차는 지난 4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6365대 팔리는 등 폭스바겐 판매 재개와 실적 견인에 큰 동력이 됐다. 지난 6월엔 1076대가 판매되며 수입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기도 했다.
한경닷컴이 선정한 ‘2018 올해의 수입차’ 종합 1위에 오르기도 한 신형 티구안은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안전·편의 사양을 동시에 갖춘 게 특징이다.
장착된 트래픽 잼 어시스트는 앞차와의 거리와 차선을 유지하며, 전방 차량이 정차하면 자동으로 정지한 뒤 재출발한다.
이와 함께 최대 시속 160㎞/h까지 설정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났을 때 경고 및 긴급제동을 돕는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사각지대를 감지 해주는 사이드 어시스트 플러스,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액티브 보닛 등은 전 트림(세부 모델)에 기본 장착됐다.
박 상무는 “신형 티구안의 약진은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라며 “30~40대 고객층이 75%가량인 만큼 안전 사양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해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다”면서 “L당 20㎞ 수준인 실연비와 3000만원 후반대의 가격은 SUV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최고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계약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며 “특히 내구 공간을 확대한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경영에 어려운 시기를 보낸 만큼 판매대수 목표보다 기본 다지기에 주력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공식 딜러는 약 330명 정도로 판매 정지 이전과 비교화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박 상무는 “영업계에서 활약한 분들이 믿고 기다려줘 어려움은 없다”며 “오히려 수익 구조의 균형을 맞추고 고객 응대 등 여러 부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판매 등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판매 안정화와 서비스 네트워크 확충,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대응 등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다음달 초 4도어 쿠페 아테온을 내놓는 등 신차 출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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