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격전지 유럽을 가다
[ 전예진 기자 ]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에 소리 없는 총성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연간 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판매 1위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유럽 특허가 풀리면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해 암젠, 산도즈, 마일란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휴미라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잇달아 유럽에 출시했다. 휴미라 개발사인 애브비는 가격을 80%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전례 없는 일이다. 2022년 350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한 ‘바이오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한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 경쟁도 뜨겁다. 바이오의약품 1위 업체 로슈는 지난달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SQZ바이오테크놀로지를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에 인수했고 노바티스는 지난달 미국 방사성의약품회사 엔도사이트를 21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사들였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악텔리온을 300억달러(약 35조100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화학의약품사업은 접고 세포치료제 등 차세대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전무는 “제조업 위기 속에 유례없는 성장세를 거듭한 바이오산업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불어닥친 바이오 혁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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