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 대사는 9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유엔(UN)의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언제 참여하겠느냐 그 일정을 제시해야 유엔 안보리도 동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유엔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영국의 대사를 만나 동북아시아 평화프로세스 참여 등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관심을 요구했지만 완곡히 거절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참석해 “영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스미스 대사에게) 한반도·동북아 평화프로세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했더니 이같이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마 북쪽에서도 요즘에 남쪽과의 경제교류협력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데 역시 유엔 제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아마 2차 북·미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그때 가서는 조금씩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경제지도는 결국 남북경제교류협력을 통해 북쪽 나아가 대륙까지 경제지도를 확장하는 개념”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 북방정책·신 남방정책을 포함해서 아시아 전체가 하나의 번영의 축을 이루는 경제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서 스미스 대사를 만나 “영국은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기에 한반도 비핵화를 관리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라며 “(대사)경력을 보니 7개 언어를 하고 핵 전문가라고 하는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많은 조언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미스 대사는 이에 “(핵과 관련해) 일한 경험이 있다”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새롭게 부각한 기회를 어떻게 잘 살려 나갈 것인지, 최적화된 방법을 찾기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이 대표와 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와 스미스 대사는 이후 비공개로 전환해 약 30여분간 환담을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