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공급 시스템 학교에 시범 설치
누가·언제·어떤 문서 생성했는지 확인 가능
"수정은 물론 출력·파기 여부까지 볼 수 있어"
일선 학교의 시험지 유출 사건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에 '시험지 유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설치돼 눈길을 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서울아이티고등학교에 설치된 '시험지 유출방지 시스템'이 주인공으로 출력물 보안 솔루션 전문회사 '와우소프트'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와우소프트는 시험문제 유출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신이 커지자 자체 개발한 지능형 출력물통합보안 시스템 'Paper-X'와 파일보안제품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서울아이티고등학교에 시범 서비스를 제안했다. 서울아이티고등학교가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종상 와우소프트 대표는 "민간 기업에 적용했던 보안 서비스를 서울아이티고등학교에 우선 적용해 운영상황을 점검한 뒤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할 계획"이라 밝혔다.
▶최근 시험지 유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사당국이 2개월째 수사 중이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아 수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보안 시스템이 설치됐다면 누가, 언제 시험지를 생성하고 출력, 파기했는지 관리할 수 있어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PC나 노트북으로 시험문제를 작성하고 최종본이 나오기 전까지 문제오류 등을 검토하기 위해 프린터로 출력을 하는 일들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오류를 검토하기 위해 출력한 문제지는 반드시 파기가 돼야 하는데 파기가 되지 않아 유출가능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PC나 노트북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시험지가 생성될 때부터 통제하고 검토하기 위해 출력한 시험문제지가 확실히 파기됐는지 이력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시험지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서울아이티고등학교에 시험지 유출 방지 시스템을 통해 보안효과가 확인될 것이다."
▶시험지 유출 방지 소프트웨어를 따로 개발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우리 회사는 2004년에 설립돼 그동안 출력물 보안 등 다양한 보안솔루션들을 개발해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 대량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금융회사, 설계도면 복사가 많은 선박 및 반도체회사 등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실적을 갖고 있다.
민간기업에 적용하던 그 소프트웨어를 한국아이티고등학교에도 설치해 앞으로 운영상황을 점검해가며 시험지 유출 방지에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다. 시험지 유출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른 학교에서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험지 유출방지 시스템을 간략히 소개해달라
"컴퓨터로 만들어진 시험지 생성부터 출력까지 모든 과정을 제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개인용 컴퓨터(PC) 또는 노트북에 설치하면 누가 어떤 시험지를 생성, 수정, 삭제했는지 모니터링하고 출력 시 누가, 언제, 어떤 시험지를 몇 부 출력했는지 확인 관리할 수 있다.
또 출력 시험지는 파쇄일도 지정할 수 있어 시험지 관리자에게 파쇄 기한을 안내하고 시험지 파쇄 시 어떤 시험지를 몇 장 파쇄 했는지 기록해 시험지 회수 여부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험지유출방지 시스템의 효과는
"우리 회사가 공급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의미 있는 통계를 보여줬다. 시스템을 설치한 이후 종이문서의 출력량이 이전보다 63% 줄었다는 통계다. 그만큼 보안의식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예전에 건물에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세콤' 마크를 붙이면 효과를 보았던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내년 상반기에 서울, 경기 지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 학교를 추가로 선정해 시험지 유출방지 시스템을 확대 보급해나갈 예정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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