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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명예의 전당'? 그 기준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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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명예, 그 기준이 뭔가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이 다시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도 선정 기준이 말썽이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는 2년마다 이듬해에 입회할 5명의 신규 가입자(new inductees)를 발표한다. 올해는 지난달 11일 2019년도 입회자를 공개했다. US오픈 2승(2001년, 2004년)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둔 레티프 구센(49·남아프리카공화국), 빌리 페인 전 오거스타 내셔널 회장 (71·미국), 장애인 골퍼 데니스 월터스(68·미국), 여성 골프 선구자 페기 커크 벨(미국·2016년 작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6승을 거둔 잰 스티븐슨(67·호주) 등 5명이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은 골프선수 뿐만 아니라 골프에 공헌한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된다. 투어 성적을 중시하는 PGA나 LPGA 명예의 전당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대통령(드와이트 아이젠하워·2009년)이 오르기도 하고 코미디언(봅 호프·1983년)이 선정되기도 한다. 가입 기준은 16명의 위원 중 75%이상의 지지다.

골프 평론가인 브랜들 챔블리가 먼저 화살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해 선정된 리스트를 보고 피가 끓어오르는 걸 참기 힘들었다”는 격한 평을 올렸다. 그리고는 “토니 리마와 톰 위스코프, 맥도날드 스미스가 명단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마는 1964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비롯해 PGA 통산 11승을 올린 스타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32살 때인 1966년 비행기 사고로 일찍 타계했다. 위스코프는 16승(브리티시오픈 포함)을 올린 뒤 나중에 골프장 디자이너로 변신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스미스는 PGA 투어 24승을 올렸다. 다만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 없다.

또 다른 평론가 빌 말런은 그러나 “위스코프와 리마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에는 아슬아슬한 조건을 갖춘 인물들”이라며 챔블리의 주장을 반박했다.

2년 전 95세로 사망한 커프 벨이 선정된 것을 두고도 “활동 시기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할 것인지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잰 스티븐슨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주로 한국 팬들 사이에서다. LPGA 투어를 장악한 아시아 선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던 ‘과거 전력’ 때문이다. 스티븐슨은 2003년 “아시아 선수들이 LPGA를 망치고 있다”며 외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쿼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LPGA에 대거 진입해 트로피를 쓸어가던 한국 선수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소동이 일었다.

선정자격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의 스티브 모나 회장이 해명을 내놨다. 그는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은 다양하다. 투어 대회에서 올린 성적뿐만 아니라 그가 쌓은 명성(fame)도 심사 기준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리마나 위스코프는 또 다시 후보에 오를 수 있으며, 아직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베테랑’에 가점을 주는 카테고리를 운용하고 있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두고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에는 프레드 커플스(미국·59)와 캔 벤츄리(미국·87)가 선정되자 뒷말이 무성했다. 커플스는 당시 입회 기준(찬성 65% 이상)을 훨씬 밑도는 51%의 지지율을 받았지만 65% 이상 투표를 받은 이가 한 명도 안나왔을 경우 50%만 넘어도 선정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간신히 입회했다. PGA 투어 14승을 올린 벤츄리는 CBS 골프 방송해설자로 세간에 더 많이 알려져 있던 때에 명예의 전당에 입회하면서 ‘성적보다 유명세를 더 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기도 했다.

197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에서 창설된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은 1998년 플로리다주 세인트오거스틴에 있는 월드골프빌리지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인 중에는 박세리(41)가 유일하게 헌액돼 있다. 박세리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과 LPGA 명예의 전당이 통합운영되던 2007년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면서 동시 가입됐다. LPGA 명예의 전당은 2014년부터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과는 별도로 선정된다. 박인비는 2016년 6월 LPGA 명예의 전당에만 입회했다. 올해 선정위원회는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 안니카 소렌스탐, 낸시 로페즈 등이 참여했다. (끝) /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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