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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로 퍼팅하듯 시계추처럼 똑~딱…"어 이상하게 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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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퀸 박지은의 MUST 골프
(16) 고수로 가는길, 10m 짧은 어프로치 완전정복

20~30m어프로치 이론 줄줄 꿰도
정작 10m 안팎 짧은 퍼팅 잘 몰라
70대 진입에 '미니 어프로치' 필수

퍼팅하듯 칩샷하면 뒤땅·토핑 줄어
퍼팅그립일 경우 더 섬세한 컨트롤
웨지 힐 살짝 들고 쳐도 확률 '쑥'




프로는 페어웨이나 그린을 ‘가끔’ 놓칩니다. 아마추어는 ‘가끔’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킵니다. 다행한 것은 구력이 쌓일수록 온(on)그린은 못 시켜도 핀과의 거리는 가까워진다는 점입니다. 아이언 샷 정확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덕분이죠. 이 지점에서 고수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판가름 짓는 분수령이 시작됩니다. 10m 안팎의 짧은 어프로치 샷이 첫 번째 언덕입니다.

◆싱글로 가는 숨은 필살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의 발달은 골프 지식을 상향 평준화시켰습니다. 골프 지식을 자랑하는 동영상이 클릭만 하면 수백, 수천 개씩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싱글 진입을 목전에 둔 80대 초·중반의 ‘중(中)고수’들도 의외로 잘 모르는 게 10m 안팎의 짧은 어프로치 방법입니다. 프로들은 칩인 버디나 파를 노릴 기회라 엄청난 연습을 하는 거리인데도 말이죠.

아마추어들은 웨지샷이 안정적이지 않아 토핑과 뒤땅 확률을 줄이는 게 먼저입니다. 뒤땅은 그나마 공이 앞으로라도 전진하지만, 토핑이 문제입니다. 웨지 날(블레이드)에 정통으로 맞으면 20~30m 넘게 공이 날아가는 ‘장외 홈런’이 나와서입니다. 고지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대형사고다 보니 ‘나름 고수’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더 크기 마련이죠. 4온 2퍼트로 더블 보기 이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후의 홀에서 실수를 연발할 여지도 커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해법은 ‘퍼팅 스트로크’입니다. 56도나 54도 등의 웨지를 퍼팅처럼 좌우 진자운동(시계추 운동)만으로 백스윙-다운스윙-피니시를 완성하는 겁니다. 양발을 어깨너비보다 살짝 좁혀 선 뒤 공을 정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에 놓고(다운블로를 위해) 몸통(torso), 어깨, 팔을 일체화한 뒤 웨지를 스트로크하면 됩니다. 퍼팅과 다를 게 없습니다. 퍼팅이 퍼터 헤드가 지나가는 와중에 공과의 접촉이 생기는 ‘비(非)임팩트 스트로크’에 가깝다면, 웨지로 하는 퍼팅 스트로크는 클럽 헤드의 무게와 몸통 회전의 힘으로 임팩트가 만들어진다는 게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백스윙할 때 손목 사용을 하지 않는 게(사진 ①)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릴리즈 없는 피니시(사진 ②)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릴리즈를 하면(사진 ③) 공이 떨어진 뒤 구르는 런(run)이 늘어나 예상보다 공이 핀에서 멀리 달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효과 만점 ‘퍼팅그립’ 칩샷

저는 이런 경우 퍼팅 그립을 잡기도 합니다. 왼손 둘째손가락(검지)을 빼서 오른손 손가락 마디 위에 얹는 방식이죠. 짧은 스트로크를 좀 더 정교하게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다운스윙 때 갑작스럽게 스트로크가 강해지거나 빨라지는 걸 왼손 검지가 통제합니다.

퍼팅 그립을 잡고 짧은 어프로치를 할 때 힐(heel)을 지면에서 살짝 떼어 들고, 스위트 스폿이 아닌 토(toe) 쪽에 가까운 페이스로 공을 맞히는 것도 요긴한 팁입니다. 최소 접촉만으로 공을 굴리기 위해서입니다. 긴 리딩 에지 전체가 풀이나 지면에 모두 닿으면 뒤땅, 토핑이 날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스승인 부치 하먼은 “아무리 짧은 백스트로크라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습니다. 내리막 경사가 아주 심하면 에지에서 그린 위로 공을 살짝 올리기만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캐리 거리가 20㎝도 안되는 초미니 칩샷을 연습한 적도 있었고요. 일반 그립으로는 이렇게 짧은 스트로크를 하는 게 힘들었지만 퍼팅 그립을 잡았을 때는 편안하게 성공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투자 대비 효과가 쏠쏠한 짧은 어프로치, 이만한 전략무기도 흔치 않습니다.

박지은 < 골프칼럼니스트·前 LPGA투어 프로 >

장소협찬 : 포천힐스컨트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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