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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브라운 셔츠가 인기 검색어에 오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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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어제부터 오늘까지 포털 사이트에서는 ‘톰브라운’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어 찾아보니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전북지회장이 지난 29일 교육부 소관 공공·유관기관 국정감사장에 나왔을 때 입은 옷 때문이었습니다. 김 지회장은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를 묻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머리에 헤드랜턴을 쓰더니 “저희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전국에 있는 원장들이 전부 루이비통은 아니다”며 울먹였죠. 비싼 명품 가방을 사는 등 사치 생활을 한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새벽부터 이렇게 불을 켜고 일을 한다. 루이비통이 아니라 인건비를 못 받는 원장도 많다. 교사 봉급을 주기 위해 저는 아파트도 팔고 자동차도 팔았다”고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 지회장이 입은 셔츠였습니다. 바로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톰브라운의 제품이었죠. 흰색 바탕에 빨간색, 흰색, 네이비색 스트라이프가 들어가 있어 누가 봐도 한눈에 톰브라운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이 셔츠는 소비자가격 63만원에 달합니다. 네티즌들은 곧장 비판에 나섰습니다. “집도 팔고 차도 팔았는데 63만원짜리 셔츠는 사 입었냐”, “루이비통은 명품이고 톰브라운은 명품이 아니냐”, “호화 생활 질타받는 국감장에 톰브라운 셔츠를 입고 보는 패기 좀 보소” 등 비판의 종류도 각양각색이었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김 지회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동료 원장들이 선물한 옷을 입고 나간 건데 그런 브랜드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그래도 국감장 가는데 깨끗한 옷 입고 가야 하지 않겠냐며 원장들이 1만원씩 모아 시장에서 4만원 주고 샀다고 하더라”는 겁니다. 김 지회장이 위키트리에 보낸 사진을 보면 해당 셔츠 안쪽에는 ‘GOD’이라는 상표도 붙어있습니다. 톰브라운 제품을 카피한 ‘짝퉁’이라는 걸 증명한 셈이죠.

김 지회장은 “아무렴 명품백 때문에 국감장 가는 사람이 제정신이라면 비싼 옷을 어떻게 입겠는가”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톰브라운 셔츠를 입고 나왔다는 사실에 분개한 네티즌들이 김 지회장 기사에 악성 댓글을 계속 다는 것이 너무 괴로워 사진을 보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해프닝으로 톰브라운은 의도치 않게 노이즈 마케팅을 한 셈인데요, 패션업계에서는 “짝퉁제품이 시장에서 팔릴 정도면 그 브랜드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얘기”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톰브라운을 수입·판매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이런 일에 연관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필 이날 톰브라운은 골프컬렉션을 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죠. 인기 검색어에 오를 만한 여러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부정적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해당 제품이 잘 팔리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어쨌거나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끝)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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