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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규제개혁은 컨트롤타워 일원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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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규제가 혁신성장 가로막는데
부처이기주의 탓 개혁은 늘 제자리
총리실로 힘모아 추진력 살려야"

곽노성 < 한양대 특임교수·과학기술정책학 >



경제가 날로 어려워지면서 혁신성장에 대한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소득주도성장에 치중하던 정부도 이제는 혁신성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여당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상한을 높이는 법안을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기술규제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해도 시장에 내놓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벤처업계는 정부의 자금 지원도 필요 없으니 일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달라고 호소한다.

규제개혁 속도는 이런 절박함과는 거리가 멀다. 차량공유서비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비롯해 많은 규제개혁 요구가 있지만 논란만 많을 뿐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변화는 별로 없다. 큰 기대를 안고 창업한 중소 벤처들은 무너져가고 이제 카카오 같은 대형 벤처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왜 이렇게 개혁이 지지부진할까. 무엇보다 정부 내 규제개혁 컨트롤타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규제개혁위원회를 운영하는 총리실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보통신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에 따라 임시허가제를 총괄하고 있다. 얼마 전 지역특구법이 제정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도 동일한 기능을 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도 경제부총리가 규제개혁 리스트를 발표한다.

컨트롤타워가 많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전혀 그렇지 않다. 대통령이 관심을 밝히거나 언론에서 이슈화되면 컨트롤타워 부처들은 벌떼같이 달려든다. 그러다 관심이 사라지고 규제 부처의 반대에 막히면 조용히 덮는다. 기업도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만 이내 이런 노력이 시간 낭비임을 깨닫는다. 정작 규제 부처는 컨트롤타워 부처들 요구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좋은 개혁과제는 챙겨뒀다가 규제 부처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기회가 오면 그때 꺼낸다.

‘부처 이기주의’가 얼마나 극심한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는 지난달 여야 합의 속에 국회를 통과한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소위 규제혁신 3법이다. 이들 법률에는 규제 신속확인제, 실증 특례, 임시허가제라는 제도가 도입됐다. 차이라면 제도 운영을 총괄하는 부처가 다르고 지역특구에 시도지사가 관여한다는 정도다. 정부도 법률 간 큰 차이가 없음을 인정하고 민원인에게 원하는 부처에 신청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 규제혁신 3법에 도입된 제도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7년 전부터 산업융합촉진법과 정보통신융합법에 따라 신제품 적합성 인증제도와 신속처리 및 임시허가 제도를 운영해왔다. 유감스럽게도 성과는 미미하다. 규제 신속확인제 도입을 통해 30일 이내 처리하겠다는 규제 존재 여부도 이미 민원사무처리규정에 따라 14일 이내 답하고 있다. 실증 특례제도가 없어도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 규제개혁이 미진한 것은 제도 미비가 아니라 정부 부처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규제 부처가 산업부와 과기정통부 요청에 소홀하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 산업부와 과기정통부도 성과 부진을 책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는 개정된 규제혁신 3법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공고해졌다.

이제 수요자인 국민 시각에서 규제개혁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해야 한다. 컨트롤타워는 총리실이 바람직하다. 기업이 총리실에 민원을 제기하면 총리실이 정부 부처를 상대로 규제개혁 방안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민원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정책 조정은 헌법에서 부여한 총리의 고유 업무다. 장관 임명제청권이 있고 부처 평가를 함께하고 있어 장관들도 총리실을 무시하지 못한다. 이미 총리실에서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 부처 자료 받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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