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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브라질 국채, 2016년 명성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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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가 상승하면서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2016년처럼 고수익을 거두긴 어렵고,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진 만큼 투자에 유의하라는 당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브라질 1차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 소나루 후보가 4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보우 소나루와 경합을 벌이던 페르난도 이다지 노동자당(PT) 후보는 28.37%를 기록했다.

브라질 대선은 1차에서 과반 이상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한다. 1차 투표 결과 격차가 커 보우 소나루 후보의 최종 당선이 점쳐지고 있다.

보우 소나루 후보는 시장개혁을 강조한다. 이에 따른 경제 회복 기대감에 헤알화는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 소나루는 공공부채를 20% 삭감하는 재정개혁과 확정기여형 연금시스템을 도입하는 연금개혁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14일 원·헤알화 재정 환율은 266.21이었지만, 전날 기준 308.35까지 올랐다. 브라질 국채는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헤알화 가치가 상승해야 수익률이 높아진다. 단순 계산하면 지난달 14일 브라질 국채에 투자했던 투자자는 전날까지 15.82% 만큼의 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최근 헤알화가 안정되면서 브라질 국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고액자산가들은 자식이나 손주에게 증여하기 위해 5000만원 정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데에는 '비과세'라는 매력도 작용한다. 비과세 상품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로 연 10% 이자(10년물 기준)를 챙길 수 있다. 이자는 5% 내외를 1월과 7월 현금(헤알화)으로 받는다.

그동안 브라질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변수로 작용했다. 이제는 오는 28일(현지시간) 결선 투표를 남겨두고 있어 가시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 관점에서 선거보다 의회 구성과 향후 연금개혁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 센터장은 "의회 기반을 누가 확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외상황도 악화되고 있어 신중하게 분할매수하는 것을 추천하며, 정치개혁이 있을 때마다 환율 변동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환율에 따른 손실을 고려해 목표수익률을 5~6%로 낮춰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금개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헤알화가 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연금개혁 자체가 국민들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단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헤알화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시기가 올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6년 브라질 국채, 71% 수익…지금은 상황 달라"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은 '고수익' 상품이란 이미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2016년 브라질 국채는 그 해 71%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브라질 국채=고수익'이라는 공식이 자리잡았고, 지난달 말 기준 국내의 브라질 국채 투자 잔액은 7조8390억원에 달하고 있다.

현재는 2016년과 같은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2016년엔 브라질 상황이 특수했다. 그 해 여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면서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이후 브라질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과대평가를 받아 국내에서 브라질 국채 판매가 늘어났다"며 "한국 환율도 연간 변동률이 15%에 달하는데 헤알화는 더 예측하기 어렵고, 환 헤지가 전혀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좌파정권이 몰락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시장 친화적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회복됐다.

여기에 헤알화도 물가하락과 경상수지 적자 감소에 강세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있었다. 당시 상반기에만 원·헤알화 재정환율은 18.22% 급등했다. 환 이익으로만 20% 가량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채권금리도 하락(채권값 상승)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2016년 10월부터 두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50%(50bp) 인하했다. 이후 올 3월까지 12차례 연속 인하했다. 이에 브라질 10년물 금리는 2016년말 11.3%에서 2017년 말 10.2%로 강세를 보였다. 현재 브라질 기준금리는 6.5%다.

김민형 연구원은 "2016년 브라질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도 거둘 수 있었지만, 현재는 신흥국들이 금리인상 기조로 나서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금리를 인하하긴 어렵다"며 "채권 금리가 10%로 높긴 하지만 추가 이익을 얻기는 어려운 셈"이라고 설명했다.

◆"위험성 커…장기투자가 적합"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강세 등 환율 변동성이 더 확대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재차 당부한다. 브라질 국채의 높은 위험성이 이유다.

현재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이 판단하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B-'다. 투기 등급은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자산이란 의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사실 브라질 국채는 워낙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이 투자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브라질 국채는 금리와 환율에 따른 변동성이 워낙 크다"며 "채권은 안정성이 강점이지만 브라질 국채는 안정성이 없다"고 우려했다.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헤알화로 환전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 성과는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과 같은 달러 강세 상황에서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채권을 매입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에 나서기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선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신흥국 불안 여파가 겹치면서 최근 1년간 손실률은 2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채권값과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 신흥국 투자 환경이 너무 나빠 당분간 브라질 채권 투자에는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관심이 있다면 장기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하라고 이 관계자는 조언했다. 대외변수가 해소되면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세계 경기가 나아지고 신흥국 시장도 상황이 좋아지면 수익률이 괜찮아질 수 있다"며 "브라질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나쁘지 않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대선 이후 일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은빛/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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