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두 달 연속 사상 최저
임대료 치솟고 공유업체 활황
[ 김동욱 기자 ] 일본 도쿄 도심의 사무실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기 개선으로 기업들의 사무실 수요가 늘면서 도쿄 주요 지역 공실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임대 사무실 중개업체인 미키상사 조사를 인용해 신주쿠구 시부야구 미나토구 등 도쿄 도심 5곳의 올해 9월 평균 공실률이 2.33%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더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수치는 월별 공실률을 집계한 2002년 1월 이후 최저치다. 2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저 공실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도쿄 시내 공실률은 올해 3월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떨어진 뒤 줄곧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에서 이처럼 사무실을 구하기 힘들어진 것은 사무실을 늘리려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도쿄 도심의 오피스빌딩 공급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오구에 새로 들어선 스미토모부동산핫초보리빌딩 등 신규 오피스 빌딩은 완공되자마자 분양 및 임대가 끝났다.
사무실 공유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위워크 같은 전문업체를 비롯해 미쓰이부동산 등 일본 대형 부동산 임대업체도 잇따라 사무실 공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도쿄 시내 사무실 임대계약 중 공동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7.9%로 높아졌다.
사무실 공급은 모자라고 수요는 늘면서 임대료도 상승하는 추세다. 도쿄 도심의 3.3㎡당 평균 임대료는 2만438엔(약 20만5735원)으로 전월 대비 0.72%(147엔) 상승했다. 도쿄 사무실 임대료는 57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도쿄 사무실 임대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최고치(3.3㎡당 평균 2만2901엔)보다는 10%가량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컸던 해외 금융회사들이 고액의 임차료를 내고도 도심 주요 지역에 사무실을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일본 대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력 수요층이 되면서 여전히 가격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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