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1병영과 함께한 지상군 페스티벌
1사1병영 참여 기업 초청 행사
삼성전자·KT 등서 100여명 참석
다양한 분야서 시너지 창출 '공감'
1사1병영 캠페인 7년째
민·군 협력 새 모델 구축
한백항공도 캠페인 참여 밝혀
[ 박동휘 기자 ]
“얼마 전 드론부대를 창설했는데 우리 드론산업이 중국에 뒤져 있는 점이 참 아쉬웠습니다.”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은 민·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드론 분야를 사례로 들었다. 김 총장은 “중국의 DJI 등 글로벌 드론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군이 이끌고, 기업이 지원하는 ‘민·군 협업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와 한국경제신문사의 ‘1사1병영 캠페인’ 참여 기업 초청행사가 5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렸다. 삼성전자, KT 등 주요 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103명의 기업인은 기업과 군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협력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군이 창출하는 신산업
계룡대 무궁화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엔 김 총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을 비롯해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대우 사장, 김현수 한컴지엠디 대표 등 103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군에선 규모가 가장 큰 육군부터 극소수 무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국산 제품을 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드론봇 분야를 대표적인 민·군 협력 분야로 꼽았다. 허건영 육군 항공작전사령관(소장)은 “육군은 무인항공기를 포함한 드론부대를 제대별로 신설할 계획”이라며 “중국 제품과의 경쟁력에서 국산이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은 지난달 28일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했다. 2021년까지 군단부터 대대급까지 육군의 모든 제대에 드론봇 전투부대를 편성할 예정이다.
유·무인 드론부대를 확대하려는 군의 구상은 향후 국내 드론산업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전망이다. 드론부대 운용의 핵심인 네트워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KT만 해도 이날 개막한 지상군 페스티벌에 드론 경연대회장을 마련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드론 특기 부사관은 장기복무도 보장받는다. 이 같은 군의 ‘특전’이 드론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높다. 허 사령관은 “국내 드론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5~6개 교육기관의 수강생이 2019년까지 꽉 차 있다”며 “수원대가 국내 처음으로 드론 석사과정을 만들었는데 전직 군 장성 등 다양한 인재들이 한곳에 모여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드론 파일럿으로 꼽히는 김민찬 군(15)이 부모와 함께 육군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확대되는 민·군 협력
1사1병영 캠페인 참가 기업을 만나기 위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육군 수뇌부들은 군과 결연을 맺으려는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 감사를 나타냈다. 1사1병영 캠페인은 2012년 시작해 올해로 7년째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부대 지휘관이 바뀔 때마다 사라지는 일회성 결연 행사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래 민·군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주요 금융그룹은 물론이고 조명전문기업인 말타니, 삼광유리 등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7월엔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 아크부대와 100번째 자매결연을 맺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운용사 중에선 처음으로 UAE 등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지금껏 1사1병영을 통해 군부대와 결연을 한 기업은 26일 기준으로 총 103곳이다. 결연 의사를 밝힌 기업도 30~40곳에 달하는 등 민·군 협력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한백항공이 1사1병영 캠페인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육군사관학교 44기 출신인 정광열 삼성전자(제3야전군사령부와 결연) 상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장을 찾았다. 육사를 졸업, 의무복무를 마친 뒤 삼성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정 상무는 이날 강창구 육군인사참모부장(소장) 등 옛 동기들과 조우하기도 했다. 강 소장은 “대기업 임원은 장성이나 마찬가지니 정 상무는 우리 중에서 가장 먼저 별을 단 동기다. 삼성이 군과 민의 교류·협력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계룡대=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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