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개원…14개 암 전문
암종별 다학제 진료팀 구성
회의 때 환자·보호자도 참여
[ 이지현 기자 ]
“암과의 싸움에서 환자가 외롭지 않게 돕는 것이 후마니타스의 정신입니다. 진정한 환자 중심 암병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정상설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장(사진)은 “의학 한의학 치의학 등 여러 분야 의료진이 모여 개인별 맞춤형 정밀의학과 정밀수술을 선도하는 암병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희의료원은 5일 후마니타스암병원 문을 열었다.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의료원 건물 왼편에 들어선 새 병원은 경희대 브랜드인 ‘후마니타스(인간다움)’를 병원에 접목했다. 200병상 규모 건물에서 14개 암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며 암 환자를 위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암종별 다학제 진료팀을 구성해 여러 진료과 의사가 머리를 맞대고 진료법을 찾는다. 경희의료원은 의학 한의학 치의학 진료를 한곳에서 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병원이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의대 한의대 치의대 의료진이 신환센터 내 진료실을 직접 방문해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대병원 의료진은 암 환자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맡는다. 한방병원 의료진은 환자 면역력을 강화해 항암 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 암 환자의 40% 정도가 호소하는 구강 합병증 치료는 치과병원 의료진이 담당한다. 세계 최초 암병원인 영국의 로열마스덴병원과의 진료 협력도 강화한다.
진료과별 협력진료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암은 병기에 따라 질환 양상이 복잡하다. 의사 한 명이 한 분야 시각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보다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모이면 더 나은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외과는 물론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혈액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모여 암 치료법을 고민한다. 다학제 진료팀이 회의할 때는 환자와 보호자도 참여시킬 계획이다. 정 병원장은 “다학제 진료는 서로의 의견을 듣고 판단을 나누는 과정이다 보니 기초 연구는 물론 새로운 연구 분야와 의료장비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며 “의료진 간 자유로운 소통과 결속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학제 치료의 바탕에는 정밀의료가 있다. 정 병원장은 “정밀의학은 말 그대로 정밀한 치료를 하자는 것”이라며 “어떤 치료법이 맞는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유전자를 비롯해 환자 생활습관과 개성을 속속들이 알아내는 방대한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정확하고 세밀한 진단과 치료법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맞춤치료는 완치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예전에는 암이 생기면 조직과 주변 부분을 크게 도려내는 광범위한 절제수술을 많이 했다. 최근에는 환자에 맞춰 수술 여부를 다르게 결정한다. 수술 종류, 시기, 추가 치료법 등도 마찬가지다. 심리 치료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희대 음대, 미대 등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 이미지 증진센터에서는 환자 가발을 제작하고 이발을 하는 등 미용서비스를 제공한다. 정 병원장은 “병을 이겨내겠다는 환자의 의지, 의료진과 환자와의 교감이 중요하다”며 “암 통증에 버금가는 마음의 통증을 덜고 인간다움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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