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호황…실적·주가 '들썩'
폐암 치료제 기대감에 한미약품 '주목'
스튜디오드래곤, 영상 콘텐츠 수요 늘며 주가도 UP
5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추석 연휴 이후 증권시장에서 최선호주(톱픽)로 꼽은 종목은 삼성전기였다. 5명 중 4명이 적극 매수를 권했다. 한미약품 호텔신라 스튜디오드래곤도 2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업종 호황을 배경으로 실적 성장세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는 종목들이다.
◆올 하반기는 '삼성전기'
24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설 연휴 이후 투자 유망주에 대해 물었다. 이중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4곳이 삼성전기를 추천했다.
삼성전기를 유망주로 꼽은 센터장들은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MLCC 업황 호조 덕에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MLCC는 공급은 제한돼 있지만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장들은 MLCC 수요가 한동안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리플(렌즈 3개 장착) 카메라 스마트폰이 나오는 등 스마트폰 고급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구 센터장은 "내년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삼성전기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도 "주요 스마트폰의 카메라 모듈 스펙이 트리플 카메라로 상향되면서 MLCC 단가 인상이 기대된다"고 했다.
자동차의 전장(電裝)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장용 MLCC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1대에는 1만~1만5000개의 MLCC가 들어간다. 단가도 스마트폰용보다 약 4배 비싸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자동차 전장용 MLCC 호조세에 따라 삼성전기의 이익 증가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는 2020년까지 전장용 제품 생산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려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미약품·호텔신라·스튜디오드래곤 '주목'
한미약품을 추천한 증권사들은 폐암 치료제인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포지오티닙 임상2상 중간결과를 내놓는다.
이번 포지오티닙 개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임상2상 단계지만 혁신신약 지정 선정을 통해 신속 승인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포지오티닙 임상2상 결과 발표 후 연말에는 혁신신약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4분기에는 롤론티스(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내년 상반기에는 포지오티닙에 대해 미국 FDA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구 센터장은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탄탄하다는 점을 투자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글루카곤 아날로그(LAPSGlucagon Analog)' 등 파이프라인이 풍성하다"며 "최근까지 리스크로 지목되던 생산 이슈 해소됐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기술 수출 가능성 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투자 근거는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2분기 호텔신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이 센터장은 "면세 수요 증가로 호텔신라의 협상력이 상승해 알선 수수료율이 하락했다"며 "3분기에는 중국 웨이상(소셜미디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개인·기업)의 구조적 성장과 보따리상의 이연 수요,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으로 다시 한번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영상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가 뛸 것이라고 본 센터장도 있었다. 구 센터장은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영상 콘텐츠 수요 증가의 핵심 수혜주"라며 "제작력을 토대로 콘텐츠 유통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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