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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 '공짜 임차료' 저울질… 콧대 높은 블루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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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접진출 선언 후
수개월째 점포 확정 못해
업계 "간보기 너무하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 김보라 기자 ] ‘파란병 커피’로 유명한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이 임박했다.

블루보틀은 KB부동산신탁이 올해 매입한 서울 역삼동 강남N타워와 신사동 KT신사지사 부지에 내년 들어서는 하얏트의 최고급 부티크브랜드 안다즈호텔 등과 점포계약을 최종 협상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경기 침체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가 부동산을 상대로 ‘임차료 무료’ 조건 등을 내세우며 수개월째 들쑤시자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을 너무 얕보고 배짱 장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말장터에서 시작한 블루보틀은 바리스타의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커피로 새로운 문화를 퍼뜨리면서 스타벅스까지 긴장시킨 브랜드다. SPC그룹을 포함해 많은 국내 기업과 개인사업가들이 ‘러브콜’을 보냈으나 블루보틀은 지난해 말 직접 진출을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3월 한국 1호점을 서울 삼청동에 내기로 했다가 몇 달 만에 한국 사업을 전면 수정했다. 네슬레가 지난해 10월 블루보틀 지분을 인수하면서 기존 계획을 변경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보틀은 6월 유한회사 형태로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강남의 고급 신축 상가와 호텔 이곳저곳을 두드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우리 건물 (또는 바로 옆 건물)에 입주하기로 했다’거나 ‘70% 이상 입점이 확정됐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는 것. ‘블루보틀이 들어선다’는 소식만 듣고 주변 상가에 입주했다가 헛물만 들이켰다는 자영업자도 있다. 한 부동산컨설팅회사 관계자는 “블루보틀이 파급력 있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한국 부동산시장을 너무 얕잡아보고 ‘갑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커피업계도 싸늘한 반응이다. 블루보틀은 올 들어 일본에서 오사카, 교토 등으로 확장해 점포 수를 8개로 늘렸다. 일본 전통 가옥을 그대로 살려 점포를 내는 등 도시 미관을 고려한 투자도 많았던 반면 한국에서는 부동산 이익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도 블루보틀 커피를 능가하는 뛰어난 스페셜티 카페가 수없이 많다”며 “시간만 질질 끌다가 대형 상가건물에 입점하는 형태라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텔리젠시아, 스텀프, 사이트글라스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유명 스페셜티 커피가 한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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