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키워드는 ‘분배’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대기업, 부유층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서민층도 골고루 나눠 갖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으로 내세웠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주면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하고, 물건을 많이 팔게 된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늘리면 경제가 성장해 다시 소득이 늘어난다는 논리다.
그러나 첫 단추인 소득 증대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의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7.6% 줄었다. 하위 20~40%(2분위) 역시 소득이 2.1% 감소했다. 반면 형편이 좋은 4분위와 최상위층인 5분위의 소득은 각각 4.9%, 10.3% 증가했다.
원인은 무엇일까. 대다수 전문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최우선 요인으로 꼽는다. 올해 최저임금을 작년보다 16.4% 올리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이 저소득층부터 해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매월 30만 명 안팎 늘던 취업자 수는 올 들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2월부터 10만 명대로 감소한 데 이어 7월엔 5000명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이어지던 2010년 1월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1주일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제도와 비정규직을 일괄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하는 제도 역시 경영 부담을 늘리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부담을 줄여 고용을 늘리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불평등 악화 요인과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 등을 4, 5면에서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김일규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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