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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서울대 교수 "최소 10년 이상 한우물 파며 '큰바위 얼굴' 꿈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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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서울대 인문계 첫 석좌교수

졸업식 축사 "프로가 돼 이루는
성취·성과는 사회의 소중한 자산"



[ 장현주 기자 ]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최소한 10년 동안 한우물을 파는 ‘프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한 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석좌교수(사진)는 “노력 끝에 ‘프로’들끼리의 경쟁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이루는 성취와 성과는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가 공유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리 시대의 ‘큰바위 얼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이 쓴 ‘큰바위 얼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큰바위 얼굴’은 주인공인 어니스트가 큰바위 얼굴을 동경하며 성실한 자세로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얼굴이 바위와 비슷해졌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내륙아시아 및 알타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중앙유라시아연구소장 등을 지내며 중앙유라시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그는 올해 3월 서울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이공·의학계열이 아니라 인문·사회계열에서 석좌교수가 임용된 건 김 교수가 처음이다. 서울대 석좌교수는 그를 포함해 6명뿐이다.

그는 “‘큰바위 얼굴’을 통해 ‘큰 이상의 실현은 작은 현실의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며 “중요한 성취는 높은 이상을 세우고 달려가기보다 현실의 문제들을 성실하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근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나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라는 사도 바울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길고 선한 싸움에서 부디 승리를 거두기를 기원한다”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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