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지며 경기 비관 전망이 우세해졌다. 고용 쇼크와 물가 상승, 미·중 무역전쟁 지속 등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 이달 CCSI는 전월보다 1.8포인트 떨어진 99.2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해 3월(96.3)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기평균(100)을 하회했다. CCSI가 기준값인 100보다 낮으면 2003~2017년 장기 평균보다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상승세를 보였던 CCSI는 지난해 11월(112.0)을 고점으로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에는 고용지표 부진, 생활물가 상승 뿐 아니라 터키 등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여파로 소비심리가 추가로 위축됐고, 17개월 만에 100 아래로 밀려났다.
세부 지표상으로는 CCSI를 구성하는 6개 심리지수(CSI) 중 4개가 하락했다.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점이 두드러졌다.
현재경기판단CSI가 전월보다 7포인트나 떨어져 70까지 밀렸고, 향후경기전망CSI도 5포인트 내려 82에 그쳤다. 현재생활형편CSI는 2포인트 내린 89로 90 아래로 미끄러졌다. 생활형편전망CSI(97)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수입CSI(99)도 1포인트 내렸다. 취업기회전망CSI(85)는 고용부진 및 경기인식 악화 등의 영향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CSI는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영향 등으로 11포인트 뛴 109를 기록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경기둔화 우려 등의 영향으로 3포인트 내린 125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CCSI가 100을 밑돌 경우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심리가 비관적인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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