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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가계대출 증가가 인터넷銀 탓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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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섭 정치부 기자 duter@hankyung.com


[ 김우섭 기자 ] “가계대출이 증가한 게 인터넷은행 탓이라니요?”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 20일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실적이 9조원”이라며 “이로 인해 개인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 대출자들이 넘어온 결과인데 인터넷은행을 가계 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소유 금지) 완화에 반대하는 여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 근거로 제시하는 논리가 빈약하거나 사실과 달라 부정적 인식만 확신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전체 가계대출에서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대부분 2금융권 대출자를 흡수했다고 본다”고 힘을 보탰다. 9조원은 지난 2분기 기준 가계 부채(1493조2000억원)의 0.6%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의 일자리를 없앤다는 지적도 근거가 빈약하다. 이 의원은 “인터넷은행 일자리가 700개인 데 반해 시중은행 일자리는 작년 4300개 줄었다”고 주장했다. 한 은행권 인사담당자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내부 구조조정으로 시중은행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라며 “인터넷은행 때문이라는 건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 통과 조건으로 기업·가계대출 금지를 내건 데 대해선 여당 정무위 의원들도 “손발을 다 묶어놓는다면 인터넷은행에 투자할 기업이 있겠느냐”며 황당해하고 있다. 게다가 대주주와 관련 회사 대출 금지 등 ‘재벌의 사금고’가 되지 않는 다양한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

이번 인터넷은행 특례법 법안 통과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은 여당 지도부도 달게 받아야 한다. 그러나 면밀한 검토 없이 무턱대고 내놓는 반대파의 비판은 이제 막 성장하는 산업에 대한 그릇된 인식만 심어준다는 지적이다. 반대파는 “여당이 돼서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며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한 초선 의원의 일침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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