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대책 발표할 듯
시간대별 차등적용도 고려
[ 성수영 기자 ]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여론이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이번주 당정회의를 열고 요금 인하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대책도 이번주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폭염이 지나간 뒤 뒤늦게 대책을 발표했다가 ‘늑장 대책’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7월분 ‘전기료 폭탄 고지서’는 다음주부터 각 가정에 발부된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열린 ‘범정부 폭염대책본부’ 회의에서 가정용 전기요금 부가가치세 환급, 누진제 완화 등을 포함한 두세 가지 인하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9월 전기요금에 붙은 부가세 10%를 환급해주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세수가 줄어들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에 재정 부담을 지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누진제 구간을 확대해 여름철 전기요금 부담을 10% 안팎 줄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예컨대 월 400㎾h까지인 2단계 상한을 500㎾h 정도로 완화하는 방식이다. 현행 누진제는 한 달에 200㎾h 이하(1단계)의 전력만 사용하면 ㎾h당 93.3원의 비교적 낮은 요금을 매기지만 201~400㎾h 구간(2단계)에는 187.9원, 401~1000㎾h(3단계)엔 280.6원씩을 부과한다. 1000㎾h를 초과하면 기본단위당 709.5원으로 요금이 훌쩍 뛴다.
산업부는 장기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에도 산업용 요금제처럼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발표한 제2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시범 시행한다.
취약계층 지원책으로는 에너지바우처를 내년부터 여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산업부가 취약계층에 대한 제한적 특별배려를 검토해달라”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바우처는 겨울철 취약계층에 전기 도시가스 연탄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 대책에는 전기요금 인하분을 소급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2016년 8월 누진제를 7~9월 한시적으로 경감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7월 고지서부터 소급 적용해 시행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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