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원 모집에 2380억원 매수주문
나인원한남 투자 불안감 가라앉자 평가 바뀌어
≪이 기사는 08월01일(18: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대신F&I가 3년 만에 공모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최고급 주택단지 임대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유동성 악화 우려가 잠잠해진 것이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에프앤아이가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38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400억원씩 모집한 2년물과 3년물에 각각 1280억원, 1100억원이 모였다. 이전까지 세 차례 연속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던 이 회사는 2015년 6월 이후 약 3년 만에 투자수요를 확보하게 됐다. KB증권이 이번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당초 채권시장에선 부동산 개발사업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신용도 하락에 대신에프앤아이의 자금조달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최고급 주택단지(나인원한남)를 개발 중인 이 회사는 희망했던 분양가(평당 6460만원)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승인하지 않자 사업구조를 ‘임대 후 분양’으로 변경했다. 임차인들이 2024년부터 분양 전환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원리금을 회수하는 시기가 미뤄졌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6월 대신에프앤아이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하지만 나인원한남 임대가 성황리에 끝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았다는 평가다. 대신에프앤아이가 지난달 진행한 나인원한남 청약에 총 1886명의 신청이 몰리면서 341가구의 임대계약이 모두 체결됐다. 이 회사는 이 임대계약을 통해 약 1조3000억원을 확보, 오는 11월이 만기인 브릿지론 6500억원을 여유있게 상환할 수 있게 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나인원한남 사업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문 해소되자 대신에프앤아이를 바라보는 평판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넉넉한 투자수요가 몰리자 채권 발행금액을 15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자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줄일 전망이다. 이 회사는 2년물과 3년물 모두 희망금리 대비 0.2%포인트가량 낮게 찍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2년물은 연 3.29%, 3년물은 연 3.70% 정도 금리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를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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