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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된 한반도…숨막히는 채소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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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센터)에 따르면 배추 중품 가격은 포기당 37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18% 뛰었다.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한 달 전에 비해선 무려 63%가 올랐다.

무 가격도 개당 2000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11% 상승했고, 한 달 전에 비해선 14%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서도 배추는 29%, 무는 18%나 비싸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배추와 무 가격은 평년보다 1~3% 높은 수준이었으나 폭염이 심해지면서 생육이 나빠지자 수확이 크게 줄었다. 배추와 무는 적정온도(25~28도) 이상을 넘으면 물러지거나 갈색 반점이 생겨 상품성도 떨어진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상추, 시금치, 깻잎 같은 채소들이다.

한 달 전 4kg당 7650원에 팔렸던 적상추 4kg 도매가격은 최근 1만6400원으로 114%나 폭등했다. 시금치는 120%, 깻잎은 같은 기간 가격이 39%나 올랐다. 예년에 비해서도 크게 뛴 수치다.

aT 관계자는 "상추, 시금치 등 잎채소는 적당한 일조량과 일교차 같은 생육 환경이 중요한데 최근 무더위에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상추는 낮은 기온에서 잘 자라는 작물로, 무더위가 생산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상추, 시금치 깻잎 등 잎채소는 기온이 22~24도일 때 가장 잘 자란다.

고랭지 채소의 출하를 앞당겨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최대 고랭지 채소단지 가운데 하나인 강릉 등도 심한 더위로 인해 배추와 무의 채소 작황이 부진하다. 무더위에 생육을 멈춰 배추와 무의 크기가 원래보다 20~25%가량 작다는 설명이다.

고랭지 채소는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기온이 3도가량 낮고, 일교차가 큰 해발 500m 이상 지역에서 자란다. 폭염 영향을 적게 받는 강원도가 주산지다. 가격이 약 10% 비싸 통상 장마가 끝난 8월에나 취급했다.

특히 이번에 심는 고랭지 배추와 무는 작황 부진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출하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채소값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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