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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2기 '協治 내각' 꺼내든 靑… "보수야당에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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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내달 개각 때 야권인사 입각 추진

靑 "여당이 '협치' 먼저 요청"

여소야대 속 초당적 협력 통해
민생경제·개혁 드라이브 의지

'범보수' 입각 배제 않겠다지만
평화당 등 '범진보' 중심 관측

이번주 중 농식품부 장관 인선
개각폭은 5명 이상 '중폭' 예상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기 내각에 야권 인사를 포함시키는 ‘협치내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정부 2기의 성패를 가를 민생·경제 챙기기와 사회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내각 구성을 놓고 야권과 손을 잡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이번주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임명하는 원포인트 개각을 한 뒤 나머지 개각은 여야 논의를 거치는 협치내각을 구상 중이다. 여야 정치권과의 조율 과정 등을 고려하면 2기 개각은 8월 중순 이후로 늦춰지고, 부처 수장 5명 이상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치내각, ‘소연정’으로 가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후속 개각과 관련,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 있다면 협치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협치내각을 요청해 왔다”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입법 절차가 필요하고, 이런 관점에서 야당과 협치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협치내각 구성은 문 대통령의 소신과 배치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야권 인사의 입각 가능성과 관련, “현 정부는 민주당 정부인 만큼 민주당 인사로 내각을 채우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한 견해를 거듭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협치내각을 꺼내 든 이유에 대해 “이 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긴박한 과제에 대해 서로 손을 잡고 어려움을 넘어가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야권의 입법적 협력 못지않게 인사청문회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현실적 이유도 협치내각을 제안한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자유한국당을 포함해 보수 진영을 입각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 대통령의 소신을 고려하면 입각 제의는 좁게는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범(汎)진보 진영, 넓게는 개혁보수를 내세우는 바른미래당 정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제1야당과 손잡는 대연정이나 그 이후의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범진보 진영 인사를 내각에 포함시키는, 낮은 단계의 소연정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이며, 모든 면에서 변수가 많다”며 “어떤 모양새를 이룰지는 여야 간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중폭 이상 개각으로 이어질 듯

문 대통령이 협치내각 카드를 수용하면서 개각 시기와 개각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가 공석인 농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2~3개 부처 수준이라고 밝힌 개각 규모는 5개 부처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개각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정 운영 동력을 위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중폭 개각을 강력히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지방선거 전에 한 부처 평가를 개각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4~5명의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가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개각 폭과 관련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여성가족부 환경부 법무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계엄령 문건’ 파문이 확산되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는 송 장관 교체설이 나올 때마다 “대신할 인물이 마땅치 않은 데다 국방개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교체할 수 있겠느냐”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바뀌고 있다. 국방개혁이 마무리 단계인 데다 협치내각을 제의하면서 인물난도 해결할 수 있어서다. 당 중진 의원은 “최근 불거진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파문과 관련해 송 장관의 정무적 판단에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다”며 “정부와 생각이 너무 달라 함께 갈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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