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서·모의고사엔 없던 유형
독서량 많아야 풀 수 있게 구성
"논리력·사고력 평가에 중점"
[ 공태윤 기자 ] ‘사람들이 전 생애에 걸쳐 소비계획을 수립하고 소비생활을 하는 데 있어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시오.’
지난 15일 치러진 법학적성시험(LEET)의 1교시 언어이해 영역에 출제된 문제다. 이 문제에선 경제 주체들의 행동에 나타나는 ‘이상 현상’에 대해 전통적 경제학파와 행동경제학파의 서로 다른 해석을 소개하는 글을 예시로 제시했다. 아리스티데스의 ‘로마송사’를 소개하면서 올바른 역사관을 묻는가 하면, 현대문학의 주제 중 하나인 ‘멜랑콜리’의 의미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도 평가했다. 이 밖에 정신과 물질의 관계를 파헤친 ‘뒤집힌 감각질 사고실험’, 인공지능(AI)과 시맨틱 웹 기술의 핵심인 ‘온톨로지’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논술에선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협동조합의 정관 개정을 둘러싸고 찬·반 논거를 제시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오수근 LEET 출제위원장(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시중 수험서나 모의고사에 나왔던 편협한 학습 경험으로는 문제를 쉽게 풀 수 없도록 출제했다”며 “풍부한 독서량에 바탕을 둔 논리력, 분석력,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출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시행된 LEET는 전체 지원자 1만502명 가운데 92.7%인 9740명이 응시했다. 시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50분까지였으며 △언어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 3개 영역에서 치러졌다. 성적은 다음달 23일 발표된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2019년도 법학전문대학원 준비생을 위해 다음달 29~30일 이틀간 한양대에서 공동 입학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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