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뛰어넘어 국가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키로
경상북도는 18일 지방정부와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경북도를 찾은 한병도 정무수석에게 경북의 민생 현안을 비롯한 주요 사업을 건의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민선 7기에 청와대 주요 인사가 경북도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철우 도지사를 비롯한 주요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도지사와 정무수석의 모두 발언이 이어졌다.
이철우 지사는 “대통령님의 철학을 지방에 전달하는 동시에 지방 현장의 목소리를 대통령님께 전달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계시다”며 “대통령 특사단이나 다름없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지사는 이어 “야당 도지사로 정부에서 예산을 적게 주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도민들이 많다. 정무수석님께서 특별히 챙겨주셔서 그런 걱정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 수석은 “지난 10일, 청와대에 방문하셨을 때 경북 현안을 설명하기 위해 실무자까지 일일이 인사하고 설명하는 모습에 놀랐다. 지사님은 살아온 족적 자체가 탈권위, 소통인 만큼 경북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지사님이 우려하시는 예산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경북 예산은 더 세밀히 더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모두 발언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안병윤 기획조정실장이 경북의 지역동향과 현안 건의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현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북형 일자리 정책이 자세히 소개됐다.
최근 정부에서 인정받아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선정되어 12억 원의 국비를 확보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사업이 관심을 받았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는 일본에서 성공한 정책인 ‘지역부흥협력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작년 10명으로 시작해 올해는 국비 확보로 100명에게 연간 3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정무수석의 최대 관심 정책은 경북에서 최초로 시행한 ‘커플창업지원제’와 ‘공공기관 주4일제’였다. ‘커플창업지원제’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를 확대한 정책으로 지역으로 내려와 창업을 하려는 커플 모두에게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또한, ‘공공기관 주4일제’도 작년 시행 이후, 민간기업까지 확산되는 등 일자리 나누기와 워라밸 실현을 선도하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철우 지사는 ?환동해 북방경제거점 육성?, ?원전지역 특별대책?, ?구미 4차산업혁명 전진기지 구축?, ?스마트팜 혁신 밸리 조성?, ?대구공항 통합이전?, ?한-러 지방협력포럼? 등 6개 지역 주요현안을 선별해 특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동해 북방경제거점 육성에 대해서는 4.27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경협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동해안의 가치와 중요성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공사 중인 동해중부선의 복선전철화와 함께 동해안고속도로 조기 건설을 요청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경북의 현실을 감안, 원전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단지와 수산가공 선진화 종합단지와 같은 대체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과 지진으로 시름하는 동해안에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것을 건의했다. 특히 원전해체연구소는 수차례 건의해 그 시급성과 중요성을 알렸다.
또한, 구미가 전세대(2G~4G) 초고속 통신 시험망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여건을 강조해, 5G 테스트베드 구축 지원을 건의했다. 5G는 내년 초에 상용화될 계획으로 5G 테스트베드 구축시 테스트비용 절감과 제품개발 기간 단축 등으로 5G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다.
농도 경북답게 ‘스마트팜 혁신 밸리’조성에 대한 건의도 빼 놓치 않았다. 스마트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농업의 최첨단화로 미래 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현재 농식품부의 공모사업에 신청한 상태로 반드시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했다.
대구경북 상생협력 사업인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해서도 정부 측의 조속한 이전지 선정을 촉구했다. 오는 11월 포항에서 개최되는 ?제1회 한-러 지방협력포럼?에 대통령이 참석해 지방차원의 신 북방외교 강화에 힘을 실어주기를 건의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경북에서 대한민국의 살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오늘 건의한 많은 사안들을 비롯해 국가와 지역이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 저출산과 같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중앙과 지방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며 중앙정부와 함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해 나갈 의지를 밝혔다.
한 수석은 “대통령도 일자리와 저출산에 대한 관심이 많고 국정과제의 핵심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지속적으로 지역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오경묵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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