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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 표준, 4차 산업혁명의 불확실성 해소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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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전쟁 이길 무기는 국제 표준
처음부터 글로벌 표준을 겨냥해
산·학·연 손잡고 기술개발 나서야

허남용 < 국가기술표준원 원장 >



증기기관 발달에 따른 1차 산업혁명, 대량 생산을 기초로 한 2차 산업혁명, 인터넷 기술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시티,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속도는 과거 산업혁명보다 빠르다. 변화의 폭과 양상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사물과 인간의 경계,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개방형 혁신이 가속화되는 그야말로 초고속 혁명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혁명은 ‘기회와 위협’이라는 양면성을 띤다. 기회는 혁명의 밑거름이 되지만 그 기회를 놓치면 쇠락하고 만다. 창업 수년 만에 패권을 차지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신생 기업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세계적 기업도 허다하다. 결국 가속도가 붙은 4차 산업혁명에는 속도에 걸맞은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국제 표준이다.

1980년대 비디오테이프 표준을 놓고 경쟁하던 일본 소니의 베타(Beta) 방식이 표준을 선점한 JVC의 VHS 방식에 밀려 결국 시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선점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기술력이 회사의 성장과 번영을 담보하던 시대는 지났다. 앞선 기술에도 표준을 선점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는 ‘표준 우선 시대’로 흐른 것이다. 그만큼 세계 각국의 선진 기업들은 자사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숨 막히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정 기술이 표준으로 정해지면 그 밖의 기술은 아무리 우수해도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 표준을 선점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힘들게 개발한 기술 자체가 사장된다면 어떤 기업이 기술 개발에 나서겠는가. 바야흐로 국제 표준을 선점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전기·전자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표준화 기구다. 1906년 설립돼 전기·전자 분야 국제 표준을 개발·보급하고 국제 인증을 운용해왔다. 우리나라는 1963년 가입했다. 매년 회원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IEC 총회는 주요 현안과 향후 표준화 방향을 결정하고, 2주간 분야별 기술위원회를 연다. 이런 IEC 총회가 오는 10월22일부터 26일까지 부산에서 열린다. 85개 회원국, 30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2004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IEC 총회는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전기·전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국제 표준화 정책 결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상임이사국 진출, 정책위원회 당연직 이사 지위 획득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표준 강국으로서 국제 표준화 무대에 우뚝 설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유망 산업으로 분류되는 많은 성장 산업들의 가시화 속도와 시장 규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한 미래의 선명도를 높이는 것 역시 국제 표준화가 해답이 될 것이다. 이번 IEC 부산 총회를 계기로 산·학·연이 제휴해 출발부터 글로벌 표준을 노린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잘 그린 밑그림과 함께 어울려 색을 채운 ‘미래 지도’는 확실한 성장의 ‘보물지도’가 될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표준전쟁에서 승리해 표준강국으로 우뚝 서려면 혼자서는 힘들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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