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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철 오리온硏 팀장 "대박난 생크림파이 2030 추억의 맛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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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1000만개 팔려
양산형 과자에 생크림 넣기
11년 실패 끝에 개발 성공



[ 안효주 기자 ] 1974년 출시된 국내 최장수 파이 과자인 오리온 초코파이는 요즘 ‘제과업계의 아이돌’로 불린다. 오프라인 매장인 초코파이하우스에서 내놓은 프리미엄 디저트 초코파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마시멜로 대신 생크림을 넣은 ‘생크림파이’는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 개(27억원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월 매출 10억원을 ‘히트상품’의 기준으로 삼는 제과업계에서 오랜만에 ‘스타’가 탄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0일 서울 문배동 오리온 본사에서 만난 강수철 오리온연구소 파이개발2팀장(사진)은 “생크림파이는 11년에 걸친 실패 끝에 태어난 작품”이라며 “메가 히트상품인 초코파이의 아성을 이을 새로운 제품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생크림을 대량 생산하는 과자에 넣는 건 쉽지 않다. 온도 압력 등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뭉개지거나 뭉치기 십상이다. 촉촉함을 더할수록 맛은 좋아지지만, 곰팡이 등 미생물이 번식할 우려가 있다.

강 팀장은 “맛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하루 30여 개의 파이를 먹으며 테스트했다”며 “위장병이 생겨 병원에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수십 번의 도전 끝에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6개월 동안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생크림을 재료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강 팀장은 “젊은이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간식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오리지널 초코파이는 40~50대에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주는 과자”라며 “생크림파이가 20~30대 젊은 층에 ‘함께 나이 들어가는 간식’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과자 개발자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소비자의 눈높이다. 강 팀장은 “커피 속 원두의 종류를 구분해낼 정도로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양산형 디저트도 집 앞 베이커리에서 만든 것처럼 향과 맛, 색감이 신선하게 살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빠들이 술자리 대신 집에서 아이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파이를 즐기는 모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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