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정치부 기자)청와대가 매주 월요일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를 전 직원에게 공개했습니다. 직원들은 화상중계시스템으로 전송된 회의 장면을 사무실 내 벽걸이 TV나 개인 컴퓨터를 통해 지켜봤는데요. 지금까지 수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일선 직원들은 서면으로 회의 내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수보회의는 우리 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영상중계 시스템이 도입된다”며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회의 내용이 공개된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수보회의가 처음으로 청와대 비서실 전체에 생중계됐습니다. 청와대 직원들은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에 접속하면 수보회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비서실 직원 모두가 책상에서 업무 관리시스템 통해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청와대 직원들이 문서를 통해서 수보회의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수보회의 논의 내용을 직접 보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시스템 되기를 한편으로 바라왔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감한 현안도 있고, 또 미리 알려지면 곤란한 내용들도 있어서 그동안 실현을 못해왔다. 오늘 회의 결과를 이렇게 좀 보고 하면서 앞으로 이런 방안들 확대하든지 하는 것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청와대가 수보회의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한 것은 문 대통령의 의지가 컸다는 후문입니다. 김 대변인은 “영상중계는 수보회의를 통해서 국정철학, 대통령의 지시사항, 논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받아쓰기, 결론, 군번 없는 3무(無) 회의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영상 중계를 통해 기록보다는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받아쓰기가 아닌 논의에 집중해 달라. 앞으로는 가급적 종이문서를 사용 않고 노트북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수보회의 때 영상중계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참모진들이 카메라를 의식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지 못해 토론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민감한 현안이나 청와대 수석들의 발언이 외부에 유출되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회의 결과를 보고 앞으로 이런 방안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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