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처음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드러운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과 악수를 나눈 뒤 비교적 길게 인사말을 건넸다. 김정은을 배려한 듯 손으로 회담 장소를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단독회담장에 들어섰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45분간 예정된 단독 회담을 앞두고 짧게 모두발언을 했다. 표정이나 몸짓도 평소와 달리 절제된 듯한 인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옆에서 “영광이다(It’s my honor)”라는 말도 했다. 미국 기자가 질문을 던졌지만, “나중에 얘기하자”며 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을 하게 되면 단독 회담 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열린 미·북 확대 정상회담에서도 모두발언을 짧게 한 뒤 기자들에게 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도 비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말에 대한 통역을 듣지 않아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또 문 대통령을 옆에 두고 미국 언론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 시간이 길어지면서 30분 동안 예정된 단독회담은 20분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담(G7)에서도 거만한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70년만에 성사된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을 상당히 배려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