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12일 세기의 담판
"달라진 시대적 요구 맞춰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할 것"
[ 정인설 기자 ] 북한 매체들이 미·북 정상회담 하루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전하며 회담 개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차 남북한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7일 미·북 정상회담 내용을 간략히 언급한 지 16일 만에 침묵을 깬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역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이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조·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정상회담 의제를 공개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또 다른 기사를 통해 지난 10일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4월27일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의 동선 및 일정을 신속하게 보도한 것과 달리 하루 늦게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사진)은 이례적으로 1면과 2면, 6면 등에 걸쳐 미·북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실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의 싱가포르 도착 사실을 전하는 한편 시대적 환경에 맞게 새로운 미·북 관계를 수립하고 미국을 향해 북한 자주권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6면에 실은 논설에서 “비록 지난날에는 우리와 적대 관계에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자주권을 인정하고 우호적으로 나온다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오해와 불신을 가시고 관계 개선과 정상화를 실현하자는 것이 우리의 자세”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내용을 알린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있었던 2차 남북 정상회담을 보도하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6월12일로 예정돼 있는 역사적인 조·미 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하시었다”고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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