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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기·수소車 인프라 확충, 늦은 만큼 더 속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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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 방안’을 의결했다.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 대, 수소차 1만5000대를 보급하고 전국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 1만 기, 수소차 충전소 310곳을 구축한다는 게 골자다. 부품 국산화를 통해 대당 7000만원 선인 수소차 가격을 5000만원 선으로 낮추고, 수소차 연간 생산 능력을 1000대에서 1만 대로 늘린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도심 거점 충전소는 정부가 설치비 절반을 부담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 방안’은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연도별 보급 목표 등 대부분은 기존에 발표된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이 1~2년 전부터 관련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비교적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고 민·관 협력 틀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차를 상용화했지만 충전소 등 기반 시설은 매우 열악하다.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수소차 충전소는 8~9곳밖에 없다. 올해 추가로 고속도로 휴게소 8곳에 설치할 예정이지만 목표(2022년 310곳)와 비교하면 초기 인프라 구축 속도가 너무 더디다. 뒤늦게 수소차 상용화에 나선 일본(97개)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다. 관련 예산(150억원, 2018년)도 일본(3600억, 2016년) 등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 전기차 상황도 비슷하다. 전기차 충전기는 3400여 기에 불과하다. 비야디(BYD)를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 석권을 노리는 중국은 2020년까지 충전소 480만 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경쟁국에 뒤처진 만큼 이제부터라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필요한 예산도 제때 확보해야 한다. 마침 ‘전기·수소차 육성안’이 문재인 대통령이 김 부총리에게 적극 챙기라고 당부한 ‘혁신성장’의 첫 과제라는 점도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사업이 모처럼 민·관이 하나가 돼, 국가경쟁력은 물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성공적인 케이스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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