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SUV 캐딜락XT5 시승기
[ 김정훈 기자 ] 미국 럭셔리카 캐딜락은 요즘 부각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다. 브랜드 출범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한국에서 연간 판매량 2000대를 넘어섰다. 대형 세단 CT6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5(사진)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XT5를 타고 경기 남양주시 더드림핑 캠핑장에서 가평역을 돌아오는 46번 국도를 달려봤다.
도로 위에서 XT5는 가솔린 SUV답게 정숙한 주행을 뽐냈다. 강점은 부드러운 가속감이었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4㎏·m인 V6 3.6L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에 독일 ZF의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매끄러운 운전 능력을 선사했다. 하체는 단단했다. 선회할 때도 롤링과 충격을 완화해줘 주행 안정감이 느껴졌다. 변속기는 상단에 파킹(P) 버튼이 달렸고 수동모드 기어 변경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시프트로 조작해야 했다. 주행모드 변환 기능은 투어링, 상시사륜구동(AWD), 스포츠 등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투어링 주행모드로 달리다가 AWD 버튼을 눌렀더니 핸들이 약간 무겁게 반응했고 스포츠 주행은 rpm 응답성이 좀 더 빨라졌다.
엔진 반응은 대체로 얌전했다. 급가속을 위해 페달을 깊게 밟아도 3500~4000rpm 이상 넘지 않았다. SUV가 이렇게 조용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엔진 소리가 운전석에 거의 들리지 않았다. XT5를 타봤다는 방송인 김진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디젤 SUV의 진동과 소음에서 해방된 것 같았다. 다만 가속 시 엔진 사운드가 거의 들리지 않아 운전 재미가 반감되기도 했다.
운전 중 깜짝 놀라게 한 기능은 첨단 안전사양인 ‘햅틱 시트’(무소음 진동 경고 시스템)였다. 앞서가는 차에 바짝 다가서자 시트 쿠션이 진동하면서 경고를 보냈다. 제너럴모터스(GM)의 특허 기술인 햅틱 시트는 쉐보레 이쿼녹스에도 장착됐다.
달리던 중 적신호를 받아 정차했더니 엔진 시동을 차가 스스로 꺼주는 ISG(공회전 제한장치)가 작동했다. 너무 거칠게만 다루지 않으면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치다. 저속이나 정상 주행 상황에서 6개 엔진 실린더 중 4개만을 활성화하는 연료 관리 시스템이 장착된 것도 특징이다. 환경부 인증 복합 연비는 8.9㎞/L다. 시승 코스에서 실주행 연비는 L당 9.3㎞를 기록했다.
실내는 운전석에 앉는 순간 먼저 타봤던 CT6의 SUV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싼타페와 크기가 비슷한 5인승 SUV에서 공간은 넉넉했다. 2열 시트까지 연결된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감이 무척 좋았다. 시승 차량엔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지 않았다. 애플 카플레이 호환 기능을 쓰면 맵(지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XT5는 자동차업계의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도 3600㏄ 엔진을 썼다. 배기량만큼 세금 부담은 크다. 가격은 6580만~7480만원.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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