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뿐인 인생이니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대세다. 현대인들이 삶에 지치고, 때론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껴서일까. 점점 많은 이들이 작은 행복에 감사하고, 실현가능한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무라카미 하루키가 에세이집에서 처음 언급했다는 소확행은 이런 경우에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발견하는 작은 즐거움이다.
나에게도 작은 즐거움이 있다. 바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네일아트다. 내가 어렸을 적 외가에는 봉숭아꽃이 마당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초여름, 외가에 갈 때 마다 외할머니는 그 봉숭아꽃을 빻아서 열손가락 손톱 위에 올려놓곤 비닐로 꽁꽁 묶어 주셨다. 그 과정이 어찌나 설레고 즐거웠던지…. 고무줄로 묶여있는 비닐을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몇 번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첫눈이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라는 외할머니의 말 때문에 소원을 빌고선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작은 네모공간을 채우는 설레임
네일아트는 나에게 작은 즐거움이자 나만의 힐링 방법이다. 손톱에 무슨 돈을 쓰냐며 핀잔을 주던 시대부터 말이다. 일상에 지쳐 휴식이 필요할 때 ‘작은 네모공간을 어떤 색과 모양으로 채울까’ 하는 설렘을 주는 네일아트는 나의 작은 아트 활동이자 작은 쉼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는 한 샵을 자주 다닌다. 그곳 최미숙 원장은 배우 신민아의 네일 아티스트인데, 아티스트 마인드가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는 컬러링을 할 때마다 색의 조합과 트렌드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하며 작업한다. 그 시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치유를 주는지 작업이 끝나고 나면 사우나를 한 것마냥 개운하다. 물론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나누는 가벼운 가십도 한몫하겠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중에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해 변신을 가능케 하는 게 바로 네일아트다. 그래선지 요즘엔 남자들도 여성의 네일아트에 관심을 두고선 센스를 관찰한다고 한다. 승무원들의 단장에 있어 필수 조건이 된 것도 이미 오래 전이다.
자신의 성격을 대변하는 컬러링
나는 거의 짧은 손톱길이를 유지하며 버건디나 레드, 블랙&실버 컬러링를 자주 한다. 여성스럽되 지나친 화려함을 좋아하지 않는 내 성격을 대변하기도 한다. 사실 손을 많이 쓰는 직업(스타일리스트)을 가진 지라 젤네일로 컬러링을 하면 자주 깨지고 찢기는 일도 없을뿐더러 항상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컬러링을 자신의 패션과 연관 지어 개성을 드러내면 더없이 센스 있어 보인다. 일종의 직업병일까? 네일 컬러링을 보면 대략적인 성격을 파악할 수도 있다. 단정한 길이에 우유빛, 핑크빛 컬러링을 한 사람은 대게 보수적이고 깔끔한 성향에 튀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고, 비즈 장식이나 화려한 컬러링을 한 경우 외향적이며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상 아티스트들과 네일 컬러링을 상의하는 경우도 많다. 공연 또는 화보 촬영을 앞두고 콘셉트에 맞는 컬러를 위해 여러 가지 시안을 비교해 보는 건 이제 거의 필수적인 과정이 됐다.
나만의 개성을 뽐내자
2-3주마다 찾아보는 컬러링 공부도 작은 즐거움이다. 핀터레스트(Pinterest)나 인스타그램(Instagram)으로 작은 콘셉트를 잡고 검색을 하는데 #봄네일 #레드네일 정도만 입력해도 다양한 디자인을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올해에는 ‘울트라바이올렛 컬러링’이 대세다. 바이올렛컬러가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컬러와 매치하여 개성 있는 매력을 뽐내길 권한다.
혹시 지금 자신만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뽐낼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네모상자(게시물) 안 또 하나의 네모상자(손톱)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드러내면 어떨까. 날씨가 나날이 따뜻해지고 있다. 가벼운 패션 스타일링에 적절한 네일 컬러링을 더해 깔끔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뽐내보자.
글=최유림/ 정리=태유나 기자 /사진=뷰티텐 DB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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