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회장의 학력위조 파문과 주요 업체의 탈퇴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P2P금융협회가 둘로 쪼개질 상황에 내몰렸다. 렌딧, 8퍼센트 등 최근 협회를 탈퇴한 주요 업체들이 새로운 협회 결성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P2P금융협회를 탈퇴한 8퍼센트, 렌딧, 팝펀딩 등은 새로운 P2P금융협회를 만들기로 하고 이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은 김성준 렌딧 대표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새 P2P협회를 주도하는 3개사는 기존 P2P금융협회의 이사회사로 활동했다. 지난 2월부터 P2P금융협회를 이끌던 신현욱 팝펀딩 대표는 지난 24일 일신상의 이유로 회장에서 퇴임한 바 있다. 3개 업체 외에도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전문으로 하는 복수의 P2P업체들도 준비위원회에 합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2P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때문에 신용대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P2P업체 사이에서 업계의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는 뜻을 모았다”며 “자율규제를 기존 협회보다 강화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실추된 P2P업권의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P2P금융 시장이 커지면서 상당수 업체가 ’고수익‘과 ’연체율 제로‘를 홍보하며 부동산 대출 비중을 늘려갔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P2P 대출의 66%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었다. 특히 부동산 PF의 연체율(대출잔액 가운데 30~90일 연체된 채권의 비율)과 부실률(대출잔액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은 각각 5.0%, 12.3%에 이르렀다. 누적대출액 23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전문 P2P업체 헤라펀딩은 지난 24일 부도를 선언했다.
새 협회에 들어가려면 P2P업체가 도산을 해도 취급 대출 자산 보호되도록 자산을 신탁화해야 한다. 더불어 대출 상환금과 투자 예치금 등을 회사 운영 자금과 완벽하게 분리해야 가입할 수 있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PF 같은 위험 자산을 어떤 식으로 규제할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라며 “ 최근 잇달아 터진 부동산 PF P2P 업체들의 부실 소식에 협회 결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P2P 업체 대표는 “부동산 전문 업체냐, 신용대출 전문 업체냐 등에 따라 각 회사의 이해관계가 달라 협회 이사회에서 자주 충돌하고 했다”며 “기존 P2P금융협회는 사실상 PF업체들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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