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처럼 협상용 큰소리"
실천 가능성 낮아 시장 무덤덤
[ 뉴욕=김현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 관련 발언이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수입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날 다우지수는 52포인트(0.21%) 오르는 등 주식시장은 과민반응하지 않았다. 24일엔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했지만 다우지수는 75포인트(0.3%) 내리는 데 그쳤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은 거칠게 하는 데 반해 실제 행동은 강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문사인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애널리스트는 “수입차 관세 부과 지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타결을 촉진하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온건하게 합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밀스 애널리스트는 미 행정부가 실제로는 수입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최근 미·중 간 관세 논쟁이 시장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릭 올롬 씨티그룹 이머징 회사채 전략 헤드는 지난달 고객에게 보낸 서신에서 “무역전쟁 위협은 말뿐”이라며 “미 행정부가 말은 거칠게 하지만 실제 입장은 예상만큼 강경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 갈등은 올초만 해도 증시에서 매도세를 촉발시키는 요인이었지만 양국은 협상을 통해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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