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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재건축… 사업포기 '퇴로'도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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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 부담금 '후폭풍'

사업인가 'STOP' 불가능
안전진단 등 비용·이자 '눈덩이'
해산 땐 조합원에 부담 전가

초기단지도 '지연' 불가피
단계마다 갈등조율 힘들어
중장기 접근… 정책변화 기대



[ 선한결 기자 ]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최근 서초구 ‘반포현대’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초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추정치를 받고 나서부터다. 예상치보다 높은 금액이 고지되자 조합들은 사업을 예정대로 계속하느냐 중단·연기하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다만 사업시행인가 단계까지 간 곳들은 중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 변경에 드는 실제·기회비용이 부담금 규모보다 커서다.

◆계속하면 부담금, 그만두면 조합 빚

이번 발표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인가 전 상태인 재건축 중후반 단지다. 서울 강남권에선 반포현대를 비롯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대치 쌍용2차, 문정동 136 일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업 중단을 선택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중론이다. 일단 사업을 중지해도 돈이 든다. 재건축 사업을 위해선 안전점검, 지질조사, 설계, 감정평가 등 각종 용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안전점검만 해도 대단지는 1억원 이상이 든다. 조합 자체 운영비도 있다. 통상 조합은 이 비용을 재건축 시공사나 서울시로부터 대여받아 쓴다. 재건축 사업을 전면 중단해 조합을 해산한다면 그간 쓴 비용을 조합원들이 나눠 갚아야 한다.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조합도 사정이 비슷하다.

사업을 연기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대여비 이자가 계속 나간다. 일부 용역비는 아예 매몰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감정평가 등 일부 절차는 사업이 늦어지면 무의미해져 향후 다시 시행해야 해서다. 강남권 A조합 관계자는 “그냥 ‘식물조합’으로 숨만 쉬고 있어도 사업비가 나간다”며 “주변 시세나 관련 정책에 변화가 올 때까지 무기한 이자만 갚으며 기다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부동산 가치 하락도 문제다. 반포동 B공인 대표는 “그간 강남권에서 준공 30년 넘은 단지의 가격이 뛴 것은 재건축 재료 때문”이라며 “사업을 무기한 연기할 경우엔 그저 중저층 노후 단지에 그쳐 시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늦어질수록 주변 시세 상승으로 인해 부담금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각 조합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강남 3구 일대엔 준공이 예정된 정비구역이 많다. 부담금은 주변 시세에 기반해 산정한다. 주변 시세가 높아지면서 훨씬 높은 부담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 강남권의 B조합장은 “사업을 늦추면 손해가 더 클 수도 있어 일단 경우마다의 실익을 계산 중”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부담금 추정치 통지, 한남연립의 부담금 위헌소송 결과 등을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단지 “시장상황 달라질 수도”

추진위원회 등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사업지는 그나마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잠정 중단해도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서다. 초기 단지는 미리부터 사업 중단 등을 걱정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초기 단지 중엔 새 단지 준공과 재건축 사업 종료까지 현실적으로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는 곳이 많다”며 “그때쯤엔 정책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부동산 전문가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 사이클과 대중 여론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변한다”며 “일단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시장 상황이 지금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실제 사업 추진 속도는 더딜 전망이다. 현안마다 당위성을 입증하고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져서다. 최근 2~3년간 서울 주요 단지에서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초과이익환수를 피해야 한다는 조합원 간 공감대 덕이 컸다는 평이다. 작년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하는 데 성공한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장은 “부담금이 없던 시절에도 재건축 사업은 단지 설계, 감정평가, 시공사 선정, 분양 등 단계마다 분쟁이 생기기 일쑤”라며 “부담금 리스크까지 생긴 상황이다 보니 조합원 간 의견 일치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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