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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北美 냉기류 걷어낼까…북한 돌출행동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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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면 전환할 첫 포인트는 22일 한미정상회담…'트럼프식 비핵화 해법' 도출 주목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갈림길이 될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북한의 돌출행동으로 빚어진 경색 국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핵화 여정을 가속할 핵심 포인트 중 하나로 여겨지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이견 좁히기와 신뢰 심기에 주력할 예정이었던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할 이슈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방미 전 마지막 주말인 19일 공식 외부 일정 없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정세 분석을 토대로 해법 찾기에 골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요인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최근 한미를 향한 비난 메시지를 발신한 데 이어 전날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할 남측 언론인 명단 접수를 거부하면서 남북 간 '냉기류'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개선 일로를 걷던 남북관계를 발판 삼아 북미 간 중재를 가속하려던 문 대통령의 '중재 로드맵'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국면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의중 파악을 위해 지난 수개월간 구축한 각급 대북채널을 총가동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문 대통령 앞에 놓인 카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핫라인 통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좁혀진다.

청와대는 현 상황 자체가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 시점으로 최상의 조건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좌하는 22일이 꽉 막힌 국면을 뚫어낼 변곡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선(先) 핵포기·후(後) 보상'을 골자로 한 '리비아식 해법'에 대한 북한의 강한 저항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 시 체제 보장' '한국형 산업모델' 등을 직접 언급하는 등 유화 메시지로 화답하며 충돌을 피하려 한 대목은 문 대통령의 방미 중재가 성과를 거둘 여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비아식 해법이 아닌 트럼프식 해법'이라는 미국의 해명성 메시지도 북한을 달래려는 제스처로 해석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북한의 '초토화'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경고성 메시지도 동시에 발신하고 있어 살얼음판 국면은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중재는 바로 이 지점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한미 공군의 맥스선더 훈련과 함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대북 매파의 언급을 문제 삼아 고강도 대미 비난을 재개한 점에 비춰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그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유연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미·대남 비난으로 불거진 정세 변화가 여타 주변국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은 것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강경 모드' 전환을 두고 '중국 배후설'을 불쑥 꺼내 들면서 미중 간 신경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북한의 태도변화가 전형적인 수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하자, 중국 외교부는 전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중국의 주장과 입장은 여태껏 변한 적이 없고 일관된다"고 일축했고 중국 관영 매체들도 북한의 태도 돌변은 한미의 대북정책 탓이라며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남북 및 북미 간 긴장 상황 재발이라는 악재에 덧붙여 비핵화 여정에 동행해야 할 핵심 국가인 미중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운전자' 면모를 보인 문 대통령에겐 어렵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미와 남북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앞으로도 수많은 고비가 있을 텐데 이번이 첫 번째 맞는 큰 산"이라며 "그 고비를 성심을 다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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