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경제부 기자) “임지원의 ‘원(鴛)’은 원앙새 원입니다. 제가 어떤 새인지 잘 관찰해 보겠습니다.” 임지원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7일 기자들을 만나 건넨 말입니다. 기자들이 임 위원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인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인지를 궁금해하자 이처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응수한 겁니다.
임 위원은 “스스로 한 번도 (통화정책 성향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선 지난해 11월 이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최대 관심사인 만큼 임 위원의 성향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임 위원은 이날 이성남 전 위원(2004~2008년)에 이어 10년 만의 두 번째 여성 위원으로 금통위에 합류했습니다. 정부 관료나 교수 출신이 아닌 20여년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몸 담았던 만큼 ‘파격 인사’로 한은 안팎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지난 11일 퇴임한 함준호 전 위원의 후임으로 전국은행연합회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4년간 이주열 한은 총재와 함께 국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게 됩니다. 당장 다음주인 오는 24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됐죠. 공식적인 ‘데뷔전’인 셈입니다.
임 위원은 이날 “20년간 시장에서 경제와 정책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집중했는데 이런 경험이 앞으로 경험과 함께 금통위에 건강하게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또 “이제까지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하다가 이제 비판 받는 입장에 서니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며 “지난주 퇴임한 함 위원이 ‘기말고사가 끝난 듯 홀가분하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주가 금통위라서 전학 오자마자 시험을 보는 기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조언과 격려를 부탁했답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임 위원을 환영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이후 한국 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최근 경제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그는 “대외여건 중에선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간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내로 눈을 돌리면 고용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해 걱정스럽다”며 “한은은 경기와 물가와 금융안정을 함께 지켜 나가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위원에 대해선 “경력을 고려해보면 직무에 곧바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동료 위원들과 함께 한국 경제의 발전, 한은과 금통위의 위상 제고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답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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