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겐·디자인스킨은 '중국산 폰케이스 공세'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디자인스킨 패션 승부수
가죽·데님 등 다양한 소재 활용
오픈마켓 탈출…매장 판매 집중
다품종 소량생산…70% 女고객
[ 이우상 기자 ] 30분의 1. 국내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회사의 생존율이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한 이듬해인 2010년부터 폰 케이스 제조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났다. 많을 때는 3000여 개까지 늘었다. 과도한 경쟁과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문을 닫는 업체가 생겨났다. 2015년이 되자 제조사는 100여 개로 줄었다. 하지만 시장 1, 2위 업체인 슈피겐코리아와 디자인스킨은 살아남았다.생존에 성공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의 생존과 성장의 방향은 완전히 달랐다.
“폰케이스는 패션이다.” 국내 폰케이스 2위 업체 이룸디자인스킨의 좌우명이다. 브랜드명인 디자인스킨처럼 이 회사는 디자인을 강조한다. 제품도 화려하다. 폴리우레탄 등 플라스틱 소재는 기본이고 가죽, 데님 등 다양한 소재로 제품을 내놓는다. 이룸디자인스킨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채널은 제품을 산 소비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랑삼아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룸디자인스킨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폰케이스 시장을 점령한 뒤 뛰어든 후발 업체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선택한 판매전략은 오프라인 매장 전략이다. 차별적인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 길거리로 나갔다. 2011년 경기 수원에 1호점을 냈다. 지금은 전국에 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에 있는 강남 본점은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도 매출이 가장 높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에도 입점했다. 오픈마켓 등을 집중 공략한 슈피겐과는 다른 점이다.
2014년에는 오픈마켓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유통 가격을 통일하기 위해서다. 직영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디자인스킨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을 살펴만 보고 정작 구매는 값이 더 싼 오픈마켓에서 해 점주들의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쓰던 폰케이스를 반납하고 재구매하면 20% 할인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이룸디자인스킨의 기본 전략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1년에 나오는 제품이 수백 종에 이른다. 전체 직원 45명 중 8명이 디자인 개발 연구인력으로 1~2개월 주기로 신제품을 내놓는다. 초기 시장 반응이 안 좋은 제품은 바로 매장에서 빼버린다. 대신 인기 제품이 생기면 색상이나 디자인을 바꾼 제품을 추가하는 식이다.
주력 제품은 가죽 제품으로 전체 매출의 50%가 여기에서 나온다. 연 100만 개 넘게 판매된다. 유형별로는 카드와 신분증 등을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지갑 형태 폰케이스가 인기다. 전체 매출 중 30%를 차지한다. 디자인스킨의 주 고객은 여성이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슈피겐 고객은 80%가 남성인 반면 디자인스킨 고객은 70%가 여성이다. 또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보다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더 인기가 많다.
디자인스킨은 내수 시장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중국 상하이에 매장 두 곳을 열었고, 일본과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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