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던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차츰 중단하면서 세계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치를 앓게 됐다. 그 가운데서 가장 문제가 된 게 플라스틱 쓰레기다. 프란스 팀머만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원장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만드는 데 5초, 사용하는 데 5분, 분해되는 게 500년!’ 900년을 살아남은 도깨비 ‘공유’만큼 질긴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약 630만t(2015년 기준) 발생한다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땅에 묻히기도 하지만 일부는 강이나 배수구 등을 타고 바다로 흘러 들어오는데 바다 위를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3500만t에 이를 정도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먹고 죽은 고래, 낚싯줄을 목에 동여맨 채 죽어가는 거북이, 플라스틱 집을 이고 힘들게 살아가는 게 등이 발견되는 것이다. 우리 식탁도 안전할 수 없다. 바다를 떠다니다 거친 파도와 자외선에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 생태계의 먹이가 되고 사람들에게 잡혀서 우리의 먹을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천연 소금과 생선, 새우, 굴 등에서 다량의 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 줄이기 전쟁을 시작했다. 영국의 주요 슈퍼마켓들은 2025년까지 불필요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유럽연합은 일회용 플라스틱에 세금은 부과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얼마 전에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가 개발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넘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결국 안 쓰는 것만이 가장 큰 해결책이라는 건데, 생활 곳곳에 퍼져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굳은 결심을 하고 나서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장 볼 때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포장을 최소로 줄이고, 일회용 컵 대신 유리컵을 갖고 다니는 생활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긴 하지만 불편도 익숙해지면 습관이 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인류가 살아갈 환경을 지킬 수 있다면 작은 불편이 습관이 될 때까지 기꺼이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손효정 생글기자(제주브랭섬홀아시아 10년) sonhyojung01932@branksome.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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