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전 치닫는 경기지사 선거
남경필 "형수에게 한 폭언 듣고 충격"
민주당에 후보 교체 요구
첫 방송 토론회도 무산
[ 박종필 기자 ] 6·13 경기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세 역전을 노리는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간 경쟁이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남 후보가 이 후보의 거친 언행을 담은 음성 파일을 공개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다.
남 후보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친형과 형수에게 차마 옮기기도 힘든 욕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낸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현 시간부로 이 후보를 민주당 공식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민주당이 경기지사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이 전 시장이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인 폭언이 담긴 음성 파일을 이틀 전에 들었다”며 “귀를 의심하면서 끝까지 듣기 어려웠다. 이 전 시장은 상식 이하의 인격으로 지난 8년간 100만 도시(성남시)를 책임졌다”고 비판했다.
남 후보는 해당 음성 파일을 갖고 있다면서도 공개 여부에 대해선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틀 전 저에게 (이 후보 관련) 음성 파일 4개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남 후보가 ‘이재명 음성 파일’을 언급하면서 양측 간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두 후보가 맞붙는 첫 방송 토론회도 이미 한 차례 불발됐다. 지난 12일 인천경기기자협회 측 설명에 따르면 15일 양자 간 토론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 후보 측이 토론 불참을 통보했다. 이 후보 측은 “주최 측이 지난 10일 송부한 방송 토론 질문지 내용 중 상당수가 편향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불공정한 토론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토론마저 성사되지 못하면 양측이 정책으로 경쟁하는 대신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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