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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에 中 끌어들인 김정은… 시진핑 "北·中은 순치관계" 혈맹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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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전격 회동
김정은, 40여일 만에 또 방중…시진핑과 다롄 회동

김정은 "유관국가, 北 안전위협 없애야"
美 등에 對北 적대정책 제거 요구

방중 첫날 7일 정상회담 이어
8일엔 해변 산책 후 함께 오찬

트럼프 美 대통령, 회담 소식에
"시 주석과 통화하겠다" 트윗



[ 이미아/베이징=강동균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깜짝 회동’을 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 시기 및 장소 발표가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중 사이를 ‘순치(脣齒: 입술과 이처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다) 관계’라고 묘사하면서 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정은 “적대시 안하면 핵보유 필요 없어”

김정은의 방중은 지난 3월 말 시 주석과의 베이징 극비 회동 이후 두 번째다. 이번 방문 역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8일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5월7일 오전 전용기를 타시고 평양을 출발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제거한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적대시 정책 제거를 거론한 것이다. 이는 3월 말 김정은의 1차 방중 당시 발표엔 없었던 내용이다. 북한이 좀 더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단계에 맞춘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미국을 특정하지 않고 ‘유관 각국’이라 칭한 점도 주목된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러시아 등 다자적 접근을 중시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도 “우리가 첫 회담 때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중요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며 김정은의 발언에 동의를 표시했다. 특히 “최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 및 정세 완화 국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할 가능성이 짙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인지, 정말 미국에 제재해제 등을 관철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좌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 “북·중은 변함없는 운명공동체”

시 주석은 “조선(북한)과 중국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 변함없는 순치의 관계”라고 강조했다. 북한에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북·중 사이에서 ‘순치 관계’란 단어가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순치 관계는 김정일 체제 중반부터 점차 사라졌고, 2000년대 들어선 6·25전쟁 시기의 중국인민지원군을 언급할 때조차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김정은의 3월 첫 방중 전까지 약 7년 동안 양측 관계가 얼어붙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나 다름없다.

김정은의 이번 다롄 방문은 왕이 외교장관의 이달 초 방북 이전에 이미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무관한 것으로, 김정은의 첫 방중을 계기로 양국관계 복원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방중은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이뤄져 시점이 매우 공교롭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이번 행보를 두고 라이벌 관계인 미·중 관계 사이를 활용해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중국으로선 한반도 정세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너무 빨리 변하는 와중에 자국이 소외되길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북한을 이용해 미국에 존재감을 과시하며 ‘우릴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보내고, 북한은 중국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종의 카드를 쥐려 한다”고 설명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스스로 뛰어드는 과감한 모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미국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중국이 북한을 향해 달려가 감싸 안는 모양새”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베이징=강동균 특파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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