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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보수결집 노린 홍준표의 슬로건… 당 안팎서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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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 앞세운 보수보다 자유시장 지키는 보수 필요"
전문가들, 정체성 재확립 주문

박동휘 정치부 기자



[ 박동휘 기자 ] “반공 보수가 아니라 시장 보수를 천명해야 합니다.” 지난 25일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6·13 지방 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에 대한 이병태 KAIST 교수의 촌평이다. 현 정부를 좌파·친북 세력으로 규정하고, 위기의식을 부추기는 구호로는 보수의 결집을 실현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당원들의 인식도 외부의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선거용 정책을 취재하던 차에 만난 한 의원은 “기삿거리가 될 만한 게 없다”며 머쓱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보다 정책의 중요성이 떨어진다. 여당 역시 정책 승부에 큰 관심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방선거 대응 전략 중 최우선 고려사항은 지역 이기주의”라고 했다. 나라 살림과는 무관하게 해당 지역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이득을 줄 것이냐가 득표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이 사람은 절대 안 돼’라는 분노 감정과 ‘이렇게 고생했는데 한 번은 뽑아줘야지’ 유의 동정심이 그다음이다.

정책 실종을 이유로 한국당만 비난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한국당과 여당인 민주당이 처한 상황은 천양지차다. 보수 정당의 인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26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서 한국당은 20.9%에 그쳤다. 정치학자들은 한국당이 전체 보수의 절반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원인 분석은 다양하다. 잇따른 과격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그중 하나다. 한국당 의원들의 ‘전투력’이 역대 최하라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교수는 “한국당이 자유시장을 지키는 보수의 가치를 강령에 넣고 새롭게 정체성을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경제의 합리성을 강조하는 진정한 보수전략은 표심을 얻기 힘든 노선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역사는 망한 보수의 회생을 가져다준 ‘황금열쇠’가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줬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길 중간(경제적 중도)에 서 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과 함께 시장경제 원칙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노동당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반값등록금’ 등 전(前) 정권의 경제민주화와 비슷한 서민경제론에 반공이란 양념만 더한 한국당의 ‘이념 좌표’가 여전히 불안해 보이는 까닭이다.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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