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유통업체들 '곤혹'
"배분율 조정 땐 적자 불가피
이용료 月 25~35%는 올려야 시장 위축으로 창작자도 손해"
외국 인터넷기업만 배불려
"유튜브·애플뮤직은 규정 예외
젊은 사용자들 빨아들일 것"
[ 임현우 기자 ]
정부가 음원 서비스 요금 중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 이용료가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멜론’의 카카오M, ‘지니’의 지니뮤직, ‘벅스’의 NHN벅스 등 국내 주요 사업자들은 “이용료가 지금의 두세 배로 오를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 규정을 따르지 않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는 구글 ‘유튜브’나 애플 ‘애플뮤직’ 등으로 사용자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예술계 “창작자 수익 보장해 달라”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한국음반산업협회 등 네 개 저작권 신탁관리 단체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음원 상품 가격에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분배율을 높이자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많은 이용자가 쓰는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방식의 경우 창작자에게 배분되는 비중을 60%에서 73%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올 상반기 중 수익 분배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음악 스트리밍 상품은 매출의 60%가 창작자에게 가는데 그중 작사·작곡자에겐 10%, 가수에겐 6%밖에 안 간다”며 “음악인의 창작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수익구조의 불공정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혀왔다.
음원업계 “이용료 대폭 인상 불가피”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음원 판매 금액의 40%인 음원 유통업체 몫은 27% 안팎으로 떨어진다. 멜론의 경우 변경된 수익 배분율을 적용하면 스트리밍 상품의 월 이용료를 25~35% 인상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창작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몫이 늘었는데 요금을 그대로 묶으면 적자가 난다는 것이다.
MP3 다운로드 등이 포함된 다른 상품은 인상 폭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신탁단체들이 제출한 개정안대로라면 현재 월 9000원 수준인 30곡 묶음 다운로드 상품은 최대 1만6000원까지 내야 한다”며 “무제한 다운로드 상품은 현재 약 1만원 수준에서 최대 3만4000원까지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음원 업체들은 급격한 요금 인상이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켜 궁극적으로 창작자 수입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원 서비스의 핵심 사용자는 10~20대 젊은 층이어서 가격에 민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소비자 단체들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음원 서비스 가격의 급격한 인상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음원업체 ‘역차별’ 논란도
이번 조치가 결국 애플, 구글 등 외국계 인터넷업체 배만 불리는 ‘토종 업체 역차별’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토종 기업과 달리 예외적인 저작권 관련 규정을 따르는 외국 업체들에 음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다.
구글 계열의 유튜브는 동영상과 결합한 형태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해 음원 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다. 수익 분배 비율도 저작권자들과 개별적으로 협상한다. 애플 역시 자신들이 정한 글로벌 기준에 따라 저작권자에게 음원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할인 판매가 많아 창작자들이 국내 업체보다 많은 돈을 받지는 못하고, 멜론과 벅스 등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음원업체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상된 요금을 지급하며 멜론을 계속 쓰기보다 공짜인 유튜브나 값싼 애플뮤직으로 바꾸면 그만 아니냐”며 “국내 업체들은 정부의 징수 규정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데 외국 업체들은 항상 예외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호소했다. 문체부 측은 “권리자의 권익을 향상하고 소비자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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